▲통지표의 맨 뒷장특별활동 상황에 '새마을부'라는 부서가 적혀있다. 그리고 맨 아래에 있는 '확인'란에는 부모님 도장을 찍어와야 했다. 당당하게 보여줄 수 없는 학생들에게는 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김동이
또 하나의 재미있는 것이 마지막 쪽에 나와 있었다. '특별활동 상황'에 나와 있는 부서명 '새마을부'가 그것이다.
지금은 이러한 부서가 있지도 않겠지만 그 당시에는 매일 아침 '새마을노래' 방송에 맞추어 일어나서 마을사람들이 싸리빗자루와 갈퀴 등을 들고 나와서 마을을 가꾸자는 새마을운동을 하고 있던 시기여서 학교에서도 '새마을부'라는 부서를 만들어서 활동을 했던 것 같다.
통지표 맨 뒷장 하단에 보이는 '확인'란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크나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직접 부모님께 통지표를 보여드리고 도장을 찍어와야 했기 때문에 부모님께 당당하게 통지표를 보여주지 못하는 학생들은 부모님 몰래 도장을 찍어서 제출하는 사례가 많았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사례가 빈번해지자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정직한 대답을 듣기 위해 "진짜로 부모님한테 직접 도장을 받아왔는지 선생님이 집집마다 다 전화해본다"며 아이들에게 협박(?) 아닌 협박을 하기도 했다.
물론 효과는 100%였다. 자진납세하는 아이들이 생겨났고 이 아이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다시 통지표를 집으로 가지고 가서 순진하게 부모님께 보여드리고는 혼줄이 난다.
몰래 도장찍었다고 혼나고, 성적 안 나왔다고 혼나고... 결국 몰래 도장을 찍은 죄로 더 호되게 혼줄이 난다.
비록 TV프로그램을 보다가 생각이 나서 20여 년도 넘은 통지표를 들쳐보았지만 순수하고 순진했던 그 시절로 다시 되돌아가고싶은 생각도 들고, 또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도 만나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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