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중공업 하청노조원들이 회사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현중사내하청지회
특히 세계 최대의 조선사로 자타가 공인하는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 신분상의 불이익 때문에 노조 활동을 비공개로 하는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는 이를 두고 "노조원인 것이 밝혀지면 해고 등 불이익이 오기 때문에 비밀 노조로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본사가 울산에 있으며 직영 노조 조합원이 1만8000여명, 사무직 직원이 수 천여명 근무하고 있고, 하청 노동자라 불리는 비정규직은 2만여명 일하고 있다.
현중하청지회 조성웅 지회장은 "하청 노조에 가입한 사실이 알려지면 블랙리스트에 올라 상당한 압박이 오면서 결국은 회사를 나와야 한다"며 "노조의 정확한 조합원 수나 현황은 밝힐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 8월 설립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는 노조 설립 당시 상당수가 해고됐고 이후 몇 명의 해고 노동자는 이에 불복하면서 복직과 해고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2003년 노조 설립 당시 해고 됐다가 2004년 복직, 다시 2006년 해고된 이승렬 현중하청지회 사무장은 "하청노조원인 것이 알려지면 회사 출입증이 나오지 않아 결국은 현대중공업에서 일을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측은 하청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하청노조는 해고된 사람들이 적법하지 않게 노조 활동을 하기 때문에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하청노조와 현대중공업 간에는 노조 인정과 회사 출입 여부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하청노조 출입을 막았고, 하청노조는 법원에 출입금지정지가처분신청을 하면서 법원이 "한 달에 8회 회사 출입을 허용토록" 하는 조정안을 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에 하청노조는 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회사측 "적법 노조 인위적으로 막은 일 없어"몇 년 전 하청 노동자들이 노조에 공식적으로 집단 가입한 사례도 있다. 현대중공업 도장부에서 파워그라인드 일(선박에 칠해진 페인트를 가공하는 일)을 하던 노동자 150여명은 지난 2005년 임금이 삭감되려 하자 집단으로 하청지회에 가입했다. 이들은 당시 사내에서 점심시간 집회를 열고 리본을 착용하는 등 집단행동을 하면서 회사측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노조 가입은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다. 하청노조측은 "현대중공업에서 일을 하려면 출입증이 필요한데 노조 가입 사실이 알려지면 출입증이 나오지 않는다"며 "심지어 고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노조를 탈퇴해도 탈퇴자에 대한 출입증 갱신도 되지 않는 상태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측은 정상적인 하청노조 활동을 인위적으로 막은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노조 활동을 막겠냐"며 "지금 하청노조는 현재 회사일을 하지 않는 해고자이며 적법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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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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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노조 교섭권 위임, 하청노조는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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