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흔해서 귀하게 여겨지지 않는 개나리꽃. 해월정 3길에서 해운대 주공아파트으로 이러지는 달맞이 언덕길을 잇는 돌계단길에는 하늘 하늘 개나리꽃이 마치 폭포처럼 떨어지고 있다. 이 해월정 3길은, 달맞이 언덕길으로 이어진다. 달맞이 길은 송정까지 이어지는 15곡로 대한 팔경의 하나인 명소. 이 달맞이 길은 4월이면 벚꽃길로 수를 놓는다.
달맞이 언덕길은 김성종 추리 문학관을 비롯해 동백 아트센터 등 많은 화랑이 밀집해 있는 문화의 거리다. 이 거리에는 그림 같은 카페와 관광 식당이 즐비해서 일명 동양의 몽마르뜨 언덕이라고 불리우고, 달빛 산책로 등과 함께 해운대 문화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개나리는 우리나라에서만 핀다고 하는데 인도에도 개나리가 있다. 이 개나리는 옛날부터 약으로 쓰기도 한다. 개나리술은, 봄에 개나리꽃을 따서 깨끗이 씻은 다음 술을 담근다. 그리고 이 개나리 술은 특히 여자들의 미용과 건강에 좋다고 한다. 가을에 맺히는 열매를 햇볕에 말려 술로 담는데 이를 연교주라고 부른다. 이 연교주는 개나리주보다 향기가 적다고 한다. 나는 개나리 술을 담기 위해 떨어진 노란 꽃잎을 주워 주머니에 놓고 길을 따라 걷다보면, 새벽에 나온 산책길이 회사로 가는 출근 길이 된다.
숲 속으로 숲속으로 찾아 들어가면
봄이 왔네 봄이 오는 고갯길에
고운 개나리꽃 피었네 피었네
봄맞이 하는 소녀들과 같이
개나리꽃 늘어서 피었네
봄의 나라의 노란 깃발과 같은
개나리꽃 평화의 꽃
'개나리꽃'-'황석우'
개나리 폭포가 쏟아지는 오래된 돌계단에서 내려오는 길은, 곧 철거될 해운대 주공아파트로 길은 이어진다. 이 주공 아파트 숲은 수령이 오래된 벚나무 소나무 히말리야시다 동백숲 등 이름 모를 관상나무들이 많다. 주공 아파트 개나리 울타리는 달맞이 언덕길 초입과 연결 된다. 만개한 개나리 군락지. 달맞이 언덕 길에서는 바쁜 출근 길을 향하는 차량을 세워 놓고 핸드폰 카메라에 봄을 담는 낭만적인 사람들도 더러 보인다.
개나리에는 교훈적인 전설이 깃들어 있다. 아주 옛날 새를 좋아하는 공주가 살았다. 새를 너무 좋아해서 예쁘다는 새들은 모두 사들여 궁전 속에 새로 꼭 채우고 살았다. 그래서 대신과 신하들이 새를 돌보기에 바빠 나라의 정사는 엉망이고 백성들의 원성이 높았다.
그러나 새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는 공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를 구해오면 많은 상금과 많은 새들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한 늙은 백성이 기막히게 아름다운 새를 구해왔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늙은 백성은 미운 까마귀에게 아름다운 색을 칠하고, 목에는 은방울을 달아서 좋은 울음소리를 내게 했던 것이다. 이를 안 공주는 그만 울화병이 나서 죽었는데 그 무덤에서 쭉쭉 뻗은 가지가 마치 새장의 울타리 같다고 해서, 개나리라고 전한다.
해운대는 바다도 좋지만 산책길 따라 바다가 보이는 숲이 있어 더 아름답다. 1월부터 동백꽃 목련 개나리 벚꽃 진달래가 피는 달맞이 길에는 달빛 산책로에는 자연림으로 울창한 솔나무 사이로 그림보다 아름다운 바다가 흐른다.
그 숲길 새벽에 걸으면 달빛이 내려와 시를 쓴다. 겨울내 쌓인 바위틈에서 파릇파릇 움트는 생명의 숲에는 체육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연분홍빛 연노랑빛 연초록빛으로 번져가는, 해월정 3길에서 달맞이 산책길로 이어지는 달맞이 언덕은, 지금 개나리 폭포 소리 떨어지는 소리로 요란하다.
우리네 꽃은 혼자서 피어서는 절대 아름답지 않다. 손에 손을 잡고 마주 보며 피는 민중의 꽃이다. 개나리는 확실히 야산에 피는 것 보다 도시의 울타리가 되어 필 때 더욱 개나리 답다. 전설처럼 개나리는 백성의 소리, 진실을 깨우치게하는 백성의 목소리를 닮은 꽃인 듯 하다.
2009.03.17 13:39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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