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브랜드 저평가'... 원인은 없고 정부 대책만 부각

3월 17일 민언련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등록 2009.03.18 17:44수정 2009.03.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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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송3사, '국가브랜드 저평가 원인'은 제대로 보도 안 해

 

국제브랜드 조사기관인 '안홀트'가 한국의 국가브랜드가치가 33위라는 평가를 내놨다. 국가브랜드는 해당 국가의 호감도, 신뢰도를 나타내는데, 33위는 중국(28위)보다 낮고 태국(34위)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는 세계 13위의 경제규모인 한국의 브랜드가치가 33위로 저평가 되어있다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가브랜드위원회를 만들었다. 17일 첫 회의를 개최한 국가브랜드위원회는 국제사회 기여도를 높이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등의 사업을 펼쳐 5년 내에 국가브랜드 가치를 15위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주한 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브랜드가 저평가된 원인이 북한과의 대치상황(48.4%), 국제사회 기여 미흡(44.1%), 정치․사회적불안(41.5%) 등의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는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야 하며, 이를 위해 이명박 정부의 강경 일변도 대북정책에 변화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3사는 정부가 내세운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사업목표를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왜 한국의 브랜드가치가 저평가됐는지, 주요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따르는 해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KBS <국가 브랜드 높인다>(이재원 기자)는 "현재 우리나라 국가브랜드는 경제규모에 훨씬 못미치는 세계 33위, 태국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부의 사업계획을 단순 보도했다.

 

이어 "우리나라 경제적 위치에 걸맞는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지 못해 문제가 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실었다. 한국 브랜드 가치가 저평가된 원인에 대해서는 보도 말미에 "저평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북한문제, 정치사회적 불안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MBC <15위로 높인다>(박재훈 기자)는 "낮은 국가 브랜드 때문에 실제로 우리 제품은 비슷한 선진국 제품에 비해 약 30%가량 값을 덜 받게 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우리나라 경제적 위치에 걸맞는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지 못해 문제가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실었다.

 

이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부 계획을 설명한 뒤, "잘 사는 나라도 중요하지만 존경받는 국민과 국가가 되는 게 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라며 부연했다. 한국 브랜드 가치가 저평가된 원인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SBS <세계 15위 만든다>(김성준 기자)는 "정부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기 위해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며 정부 계획을 전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 브랜드위원회 보고대회를 주재하면서 '잘사는 나라도 중요하지만 배려하고 사랑받는 대한민국을 만드는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위기가 끝난 이후에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어떤 위치에 놓일것인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 대통령 발언을 실었다. SBS 역시 한국 브랜드 가치 저평가 원인은 언급조차 없었다.

 

2. KBS, 경찰의 '누리꾼 조회수 부풀리기 수사' 논란 다루는데 그쳐

 

경찰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인터넷 포털 다음에 '정부 비판 글'을 올린 누리꾼 3명에 대해 '조회수를 조작했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그러나 다음 측의 고소고발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비판 글'에 대해서만 수사를 벌인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경찰은 이런 '정부비판 글'과 '각종 집회와의 연관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경찰이 정부에 비판적인 활동을 벌이는 누리꾼들을 탄압하기 위해 표적수사, 과잉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경찰의 누리꾼 수사에 대해 KBS만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그러나 KBS는 경찰의 입장과 시민사회의 비판을 '논란'으로 전달하는 데 그쳤다.

 

KBS <'조회수 조작' 수사>(유동엽 기자)는 경찰이 '조회수 부풀리기'를 수사한 이유가 "네티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런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는 포털 사이트에 대한 업무 방해에 해당된다는 것"이라며 "포털사이트에서 정해놓은 시스템에 의한 순위를 마음대로 변경함으로써 업무의 신뢰성이 저해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포털 사이트에 대한 업무 방해로 보고 있다"는 사이버범죄수사대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수사 대상인 누리꾼이 혐의를 부인했고 시민단체들은 반발했다며 "여태까지 조회 수 조작에 대해 처벌하지 않다가 반정부 게시물에 대한 조회 수 조작에 대해서만 처벌을 하고 있는 것은 처벌의 대상이 조회 수 조작이 아니라 반정부 게시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박경신 교수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경찰은 증거가 확보되면 촛불집회 등 각종 집회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논란'으로 전하는데 그쳤다.

 

3. KBS․SBS, 정부 부동산 규제철폐 방침에 '부동산 거래 살아나느냐'만 관심

 

정부가 강남3구(서초,송파,강남)의 부동산 투기지역 해제를 사실상 결정하고 발표 시기만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 투기지역이 해제되면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40%에서 60%로 늘어나고, 부채상황비율 규제도 없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련의 조치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가 아닌 '부동산 투기 활성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그러나 방송 보도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제대로 따지지 못하고 있다.

 

17일 KBS와 SBS가 관련 보도를 내보냈는데, KBS는 정부의 '규제완화'로 거래가 늘고 있지만 지역차이가 크다고 전했고 SBS는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KBS <강남 거래 급증>(김원장 기자)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또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량과, 가격이 나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서울지역도 강남과 강북의 거래량 차이가 크고, 수도권과 지방은 거래량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도는 "규제완화만으로 부동산 시장이 혼자 급등하기는 어렵다"는 전문가 인터뷰를 싣고 "규제 완화의 군불이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은 녹였지만 그 온기가 강북 등 다른 지역으로 번지기엔 힘에 부친 모습"이라고 전하는데 그쳤다.

 

SBS <투기지역 해제>(진송민 기자)는 정부가 3월 내에 강남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할 방침이라고 전한 뒤, "다음달 예정대로 민영주택의 분양가 상한제도가 폐지되면 부동산 관련규제는 사실상 모두 사라지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규제 완화가 계속되면서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늘고 가격은 오름세를 보였다"며 강남3구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보도는 "실물경기가 워낙 위축돼 있기때문에 반짝 상승 효과는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하긴 힘들다"는 전문가 인터뷰를 싣고, "정부의 잇따른 규제완화가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되살릴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2009.03.18 17:44ⓒ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국가브랜드가치 #아고라 #누리꾼 수사 #부동산규제철폐 #방송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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