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추천으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미디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의 공동대표인 이헌 변호사가 'MBC 뉴스데스크' 에 뿔났다.

시변은 "MBC 문화방송이 지난 13일과 20일 방영한 뉴스데스크 방송에서 이 변호사의 발언을 거두절미해 방영함으로써 발언을 의도적으로 편집ㆍ왜곡해, 방송이 인격적으로 조롱 내지 모독했다"고 주장하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왜곡사실을 시인하는 정정보도와 1억원의 손해배상금 청구 등을 내용으로 하는 조정신청서를 25일 제출한 것.

이 변호사와 시변은 먼저 13일 뉴스데스크가 '미디어위원회의 성격에 관해 위원간의 입장차나 대립 및 마찰을 드러내는 모습'으로서 화면 하단에 '이헌/변호사(한나라당 추천)'라는 자막을 내고, 이 변호사가 "여야 합의로 자문기구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기본 원칙에 벗어나서 다른 말씀을 하시는 위원들은 곤란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고요"라고 발언하는 장면을 보도한 것을 문제 삼았다.

시변은  "미디어위원회는 국회 교섭단체 합의안에 의해 자문기구인 여야 동수의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기로 했던 것이므로, 이 변호사의 발언은 미디어위원회의 성격에 대해 국회 합의안에서 자문기구로 명시한 것을 부연 설명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미디어위원회가 자문기구인지 여부는 위원 간에 신경전을 벌일 사안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뉴스데스크는 마치 이 변호사가 미디어위원회의 성격에 관해 야당 측에서 추천한 위원들 사이에 입장차나 대립 및 마찰을 야기했던 것처럼 발언 앞뒤를 삭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함으로써 이 변호사의 명예를 훼손했고,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켰다"고 주장했다.

시변이 특히 발끈한 방송보도는 3월20일자 뉴스데스크의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TV 앞에선 말 못한다?'라는 꼭지의 뉴스.

시변은 "뉴스데스크는 이날 'TV카메라가 있으면 말하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도 나왔다'는 기자의 멘트 후 TV 앞에서 말 못한다는 문제에 대한 모습으로 화면 하단에 '이헌 의원/한나라당 추천'이라는 자막을 내고, 이 변호사가 '카메라가 앞에 있으면 얼굴이 굳어요. 전 말을 잘 못하겠더라구요. 일반적인 회의 진행이 보도진 놔두고서 이렇게 얘기하는 건 아니거든요'라고 발언하는 장면을 보도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시변은 "'그러나 야당이 추천한 학자들은 위원회가 국민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출범한 사회적 논의기구인 만큼 투명한 진행이 기본이라고 주장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과 관련해 시변은 "이 변호사가 3월20일 미디어위원회 2차 회의에서 '위원회는 자문기구로서 진지한 논의를 통해 입법에 반영해야 하는 우선적 사명이고, TV카메라를 의식해서는 진지하게 자기 의사를 이야기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반박했다.

시변은 그러면서 "그런데 뉴스데스크는 이 변호사의 발언을 'TV카메라 앞에선 말을 못한다'는 내용만을 거두절미해 방영함으로써, 왜곡보도에 악용될 수 있는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처럼 이 변호사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편집, 왜곡하는 방법으로 허위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마치 시청자로 하여금 이 변호사가 카메라 앞에서 말도 못하는 모자란 사람이거나 미디어위원회가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출범한 '사회적 논의기구'로서 투명한 진행이 기본이라는 점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는 등으로써 이 변호사를 인격적으로 조롱 내지 모독을 했고,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켰다"고 뉴스데스크를 비판했다.

한편 시변은 "뉴스데스크 방송에서 미디어법 개정에 관한 앵커의 멘트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을 정도로 격렬하게 미디어법의 개정에 반대하는 입장인 반면, 이 변호사는 올바른 언론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위해 신문의 방송참여 규제를 개혁하는 미디어법 개정에 찬성하는 입장이고, MBC PD수첩에 대한 1,2차 국민소송, 재미교포 소송에서 소송대리인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변호사는 MBC의 불공정보도를 비판하는 'MBC공정방송노동조합'의 고문변호사이고, 이 사안과 같이 MBC 측이 전의경부모의 발언 내용을 일부 편집해 왜곡 방송한 것에 대해, 지난해 8월 '생방송 오늘은' 방송에서 사과방송을 받아내는 대리인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의 MBC PD수첩 방송에 대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변은 그러면서 "따라서 MBC가 2회에 걸친 이 변호사의 발언에 대한 편집보도는 MBC를 상대로 한 여러 건의 소송을 수행하는 이 변호사에게 의도적으로 인신공격적인 방송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에 이 변호사가 즉각 뉴스데스크 제작진에 의도적 왜곡ㆍ편집 방송에 대해 합당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시정하려는 아무런 노력조차 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비방하기 위해 2회에 걸쳐 인신공격적이고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보도를 행한 MBC 방송에 대해 언론조정 신청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변은 "MBC뉴스데스크가 이 변호사의 발언에 대한 의도적 편집사실을 시인하는 정정보도와 함께, 이 변호사의 지위, 보도경위, 영향력 및 의도성 등을 고려해 위자료로 1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