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그래픽
공사판에 가면 일용잡부직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 '노가다'라 불리는 이들의 하루 일당은 대략 7만~10만 원선이지만 소개료·교통비 따위들을 빼면 실제로는 5만 원 정도를 손에 쥔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최하층에 속한다.
대학에는 '시간강사'가 있다. 이들은 특정한 대학에서 일하지만 그 대학이 그들의 직장은 아니다. 이들은 월급을 받지 못하고 일당조차도 받지 못한다. 이들은 '알바생'처럼 한시적으로 고용되어 일하고 '실제' 강의 시수에 의해 강의료를 받는다. 리포트 평가라든지 시험 채점과 성적 처리, 거기에 학생 상담 등은 결코 '실제로' 한 것이 아니다
시간강사의 평균 강의 시간은 주 4.2시간이고 평균 연봉은 487만5000원이다. 월급이 아니라 연봉이다. 반면, 2008년 국민기초생활보장 최저생계비(4인 가족 기준)는 월 126만5848원이다. 전국에 이런 강사가 7만2419명이다.
존경은커녕 존중도 받지 못하는 시간강사시간강사는 대학의 최하층 계급이다. 이들은 대학의 '노가다'며 '알바생'이다. 계약서 한 장 없이 조교의 전화 한 통으로 학기를 시작하고 조교의 전화 한 통으로 해촉된다. 몇 푼 강의료조차 방학 중에는 아예 없다. 대학의 방학은 얼마나 긴가? 이들은 없어졌다는 보릿고개뿐 아니라 추석고개까지 넘어야 한다.
이들에게는 연구실이 없기 때문에 수업을 마치고 질문을 하고 싶은 학생이 찾아오면 복도에 서서 간단하게 듣고 답해야 한다. 강사라도 계속하기 위해서는 연구 성과가 있어야 하지만 연구할 여력이 없고, 방학을 틈타 연구를 한다 하더라도 그 성과를 수업에 반영하기도 어려우니 이들에게 수업과 연구는 늘 겉돈다.
학교로부터도, 정규직 교수들로부터도, 학생들로부터도 존경은커녕 존중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놀랍게도 대학 강의의 절반 이상을 맡고 있다. 이러고도 대학 강의의 질을 논할 수 있을까? 시간강사 문제를 해결하면 되지만 이 사회는 시간강사들이 좋은 강의를 하는 것이 싫은 모양이다.
아, 물론 세상 물정 모르고 간혹 질 높은 강의를 하는 강사가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순전히 그 강사의 눈물겨운 희생 위에 피어난 꽃일 뿐이다. 좋은 강의를 하건 나쁜 강의를 하건 이런 식의 대접밖에 못 받는 시간강사들은 대학에서 이제 그만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그 대학의 시험은 무조건 한 시간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