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에딘의 기도방인 굉장히 작은 방을 찾아내 그 방을 좋아했던 작은 애.
김은주
무슬림 국가 이란을 찾은 건 이슬람교라는 종교에 끌려서가 아니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난 볼거리라고는 모스크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종교국가를 가면서 정작 이슬람교에 대해서는 참 무지했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사람이 이슬람교를 제대로 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마도 대부분 사람은 간혹 뉴스에서 메카를 순례하기 위해 모여드는 무슬림의 광신적인 모습이나 보면서, 아니면 테러와 관련한 무슨 무장단체 정도의 뉴스로 이슬람교를 접하는 게 전부일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뉴스에서는 분명 편파적인 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티벳인들도 라싸 순례를 평생의 업으로 삼으며 오체투지를 하며 라싸로 갑니다. 그들에 대해 우리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종교적인 민족이라고 하면서 좋게 보았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메카에 모여든 무슬림에 대해서는 이렇게 고운 시선으로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유는 방송보도에 있다고 봅니다. 방송에서 메카에 모여든 이슬람교도에 관한 보도를 할 때는 꼭 그들이 거기 모여서 폭동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감정을 많이 넣어서 보도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슬람교 하면, 광신적인 테러리스트로 생각하게 만들었지요.
흔히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하는데 이는 텔레비전이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바보처럼 방송보도를 여과 없이 받아들였고, 그래서 이슬람교에 대해서는 유별나게 왜곡된 시선을 갖게 됐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