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종으로 확정·발표된 통영전통연, 정확한가?

고 김현삼 선생 후손 김문학씨 "명칭·개수 잘못됐다"

등록 2009.04.03 17:48수정 2009.04.0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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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문화원에서 통영전통연을 정립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명칭에서부터 개수에 대해서도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과연 '통영전통연의 진실'은 무엇인지 2회에 걸쳐 알아보고자 한다.

통영전통연 1999년 12월 17일 통영문화원이 확정 발표한 26종의 통영전통연.
통영전통연1999년 12월 17일 통영문화원이 확정 발표한 26종의 통영전통연.정선화

통영전통연 88올림픽 공식지정 민속 기념공예품 통영비연 전시액자.
통영전통연88올림픽 공식지정 민속 기념공예품 통영비연 전시액자.정선화

통영전통연으로 확정된 연의 문양 및 명칭에 관해 몇몇 연 장인 및 연구가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독특한 문양과 강렬한 색상이 조화를 이루어 특별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통영전통연, 그 아름다움은 세계의 어느 연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예술성과 함께 과학적인 우수성까지 갖춰 예로부터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았다.

이처럼 통영전통연은 꼭 지켜내서 계승·발전시켜야 할 통영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지만 제대로 된 역사문헌 및 고증도 없었고 소수 장인에 의해서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한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지난 1999년 통영문화원이 통영연 애호가 20여 명을 모아 수 차례의 회의를 개최, 26종의 통영전통연을 확정·발표했다. 그러나 확정된 통영전통연을 둘러싼 의견은 아직도 분분하다.

일제시대 및 해방기에 가장 유명한 통영연 제작자였던 고 김현삼 선생의 아들인 김문학씨(66)는 "통영전통연은 총 43종이며 발표한 것 중 몇 개는 명칭 또한 사실과 다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30여년 간 통영연 교육 받아=김문학씨는 어려서부터 수십년 간 아버지에게 통영전통연에 관한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고 한다.


아버지는 내심 아들을 통영전통연 무형문화재로 키우고 싶어 혹독하게 훈련시켰는데 김문학씨는 35세 되던 해 연을 포기했다. 먹고 살기가 막막한 연 장인의 길을 택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식당을 차려 생업에 종사하던 김문학씨가 통영문화원에서 매년 연초에 발간하는 통영연날리기 책자를 본 건 지난 2005년, 그는 "개수가 축소된 것도 문제지만 잘못된 연의 이름 및 문양이 후손에 전해지는 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통영연 43종은 각자 고유의 이름이 있고 우리 선조들이 물려주신 이름이 그대로 이어져야지 중간에 변질되어서는 안된다"고 강경한 목소리로 말했다.


◆'갈치당가리연'이 아니라 '까치당가리연'=김문학씨는 세세한 차이는 이해할 수 있지만 '까치'를 '갈치'로 표기한 점과 '돌쪽바지기연'의 모양이 잘못 그려진 점은 꼭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윗까치당가리연'과 '아래까치당가리연'의 날개들이 합쳐져 '수리당가리연'이 된다"며 "새 이름으로 명명된 연"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통영연의 최고 권위자로 40여 년을 연 제작에 몰두해 온 김휘범 한국전통비연 국가지정 기능전승자(72)와 통영연에 관해 손꼽히는 애호가로 알려진 김이남 통영전통비연보존회 발기인(69)도 '까치'와 '돌쪽바지기'의 시정에 대해 김문학씨의 의견에 동의했다.

특히 통영의 한 지역신문에는 지난 2002년에 이미 위 내용을 뒷받침하는 기고가 게재돼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평생을 바쳐 통영의 향토사를 연구하고 있는 김일룡 통영시향토역사관장(63)의 기고에 따르면 「통영연 26종의 선정은 차치하고라도, 그 명칭 가운데 '이당가리'의 <이>는 하나만의 <외>, '덴방구쟁이'의 <덴>은 때우다의 <땐>, '기바리'의 <기>는 <귀>(耳), '갈치당가리'의 <갈치>는 <까치>, '돌쪽바지기'의 <바지기>는 발채를 얹는 지게의 <바지게>, '고리연'의 <고리>는 <꼬리>를 닮은 (또는 의미하는) 문양에서 각각 유래된 연 이름으로 사료되어 이의 개칭을 제언하는 바이다」라고 전하고 있다.

민속놀이로 전래된 만큼 전해 내려오는 어떠한 문헌도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마땅히 이름이 붙여진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 이유를 유추해 연구하면 각 동네마다 다르게 불리던 연 이름의 근원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휘범 기능전수자의 고증 아래 28개의 통영연들이 모형으로 만들어진 '88올림픽 공식지정 민속 기념공예품 통영비연 전시액자'에도 김일룡 향토역사관장의 설명과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많다.<계속>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한려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한려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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