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9.04.06 14:40수정 2009.04.06 16:50
김혜수, 심은하, 조영남 등 유명 연예인들의 작품을 선 보일 것으로 알려지며 관심이 커지고 있는 '2009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서울 오픈 아트페어에서는 천안의 촉망받는 한 젊은(?) 작가의 회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젊다는 수식이 오히려 어색한 화제의 주인공은 천안 오성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편지원군(10·천안시 두정동). 어린 나이지만 편군은 'SOAF 2009 운영위원회'가 역량있는 신진작가 발굴을 위해 시행한 "SOAF EMERGING ARTIST CONTEST"에 당당히 당선됐다. SOAF 운영위는 편군이 올해는 물론 역대 SOAF 콘테스트 당선 작가 가운데 최연소라고 밝혔다.
어렸을 때부터 지도에 관심 '길'을 소재로 그림 그려
SOAF 컨테스트에 작품을 출품하게 된 계기는 지원군의 어머니인 류해진(41)씨가 제공했다.
"우연히 콘테스트 공모 내용을 접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출품자격이 만 30세 이하일 뿐 다른 제한은 없더라구요. 지원이가 평소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혹시나 해서 지원이의 작품을 촬영해 접수시켰습니다."
접수 뒤 모두가 잊고 있던 중 지난 3월 26일 주최측에서 전화로 당선 소식을 통보받았다. 이번 당선으로 지원군은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서울의 삼성동 무역센터 코엑스 인도양홀에서 열리는 SOAF 특별전에 초대작가로 참여케 됐다. 지원군이 전시회에 출품하는 2점은 '길'을 화폭에 형상화한 작품.
"어렸을 때부터 지원이가 지리감각이나 길을 기억하는 것이 남달랐습니다. 5세때인가, 동네의 기억나는 모습을 그려보라고 하니, 제법 동네 지도를 잘 그려놓더라구요. 유치원에 다닐 때에는 주변의 도로나 거리 표지판을 외우고 다녔죠. 어쩌다 가족이 여행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르면 무료로 비치된 관광안내지도를 꼭 수집해 오곤 했습니다."
지원군의 아버지 편종필(40)씨의 설명이다. 길에 대해 관심이 많은 지원군에게 스케치북을 선물하자 사람이나 풍경보다는 온통 길 그림으로 채웠다. 올해 초부터는 아크릴 물감도 사주어 채색도 할 수 있게 했다. 그 가운데 두 작품이 SOFA 공모전에 제출되어 당선됐다.
작품 판매 수익금은 자신과 같은 근육병 환우들에게 기부
지원군에게 생애 첫 전시회의 기쁨을 안긴 SOAF 특별전이 또 하나의 기쁨을 선사할지 모르겠다.
'SOAF 2009 운영위원회'는 전시 작품의 판매 수익금을 '작가창작지원금'으로 지원한다. 일부 수익금은 영동세브란스병원 근육병센터를 통해 희귀질환인 '선천성 근육병'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의 치료 기금에 보탠다. 지원군도 태어날 때부터 근육병을 앓고 있는 환아. 지원군의 작품이 판매되면 어린 다른 근육병 환아들에게 자연스레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
"6개월에 한번씩은 서울로 정기검진을 받으러 갑니다. 근육병이 진행성 질환인 탓에 운동은 멀리해야 하고 2차 손상을 우려해 넘어지거나 부딪치는 일을 늘 조심해야 하죠. 지원이의 몸 상태로는 한 두 시간 그림을 그리면 붓을 잡기도 벅찬데, 1주일에 1점 정도는 그림을 완성하려고 하고 있죠."
요즘은 관심의 영역이 지도에서 천체로 옮겨가고 있는 지원군. 천문학자가 꿈인 지원군의 다음 작품은 길이 아닌 우주가 소재일지도 모른다. 지원군의 부모인 편종필·류해진씨는 지원군의 작품을 본인의 메모와 함께 잘 보관해 6학년이 될 때에 개인전을 갖게 해 주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21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4.06 14:40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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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앓는 열살 소년, 서울오픈아트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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