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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록전시관 기공식이 9일 경남 거제 김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 열렸다. ⓒ 경남도청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머지않은 장래에 형무소에 가게 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이 전부"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노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씨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기소)에게서 10억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사과한 것을 두고서다.

"전두환·노태우에 이어 노무현까지... 부끄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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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 전 대통령(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YS는 이날 경남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에서 열린 자신의 기록전시관 기공식 인사말에서 "요 근래 일어나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여러 행태로 볼 때 머지않은 장래에 형무소에 가게 될 것이라 믿는 국민이 전부"라며 "얼마나 불행한 일이냐"고 주장했다.

YS는 또 "우리 역사에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노 전 대통령까지 불행의 역사를 걷는다면 우리는 얼마나 불행한 역사를 보게 되는 것이냐"면서 "안타깝고, 세계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라고 거듭 노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YS 독설의 '단골 메뉴'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말도 나왔다. YS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에게 6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주고 정상회담을 이뤄냈다"며 "돈을 갖다 주고 정상회담을 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했다. "아마 발표가 제대로 안됐지만 노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세계가 초유의 경제위기로 고통 받고 수많은 북한 주민이 굶주림에 죽어가고 있는 참혹한 현실에서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것은 한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꽃 피우는 게 남은 소망"

YS는 또 이날 인사말을 하면서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YS는 "이 사람이 걸어온 길을 역정으로 남겨 전시한다는 것은 분명 저에게는 분에 넘치는 영광이고 보람"이라며 "이 사람의 기록전시관을 마련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저 자신의 삶과 투쟁이 이루어낸 역사가 되는구나 하는 인생무상의 소회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화 동지 여러분들이 그렇게 어렵게 세운 민주주의가 이 땅에서 성숙되어 찬란한 꽃을 피우는 것을 저는 보고 싶다. 제게 남은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계의 평화와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으로부터 마련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함께 우리의 이러한 간절한 소망을 담아 다시 한 번 불러보자, '민주주의 만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희태 대표 "YS처럼 따스한 정치인 없어... 위대한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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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록전시관 기공식이 9일 경남 거제 김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 열렸다. ⓒ 경남도청

기공식에 참석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많은 정치인을 겪어 봤지만 김 전 대통령처럼 따스함을 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온몸으로서 민주화 투쟁을 이끌었던 위대한 정치인"이라고 YS를 추어올렸다.

또 박 대표는 "오늘날 우리 자유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지만 김 전 대통령께서 남기신 그 위대한 족적이 우리를 잘 이끌어주고 있다"며 "이 장소가 조국과 민족을 위해 일생을 바치신 우리 김 전 대통령을 기릴 뿐 아니라 한없이 따뜻했던 인간 김영삼을 회상할 수 있는 체험의 자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YS를 비롯해 박희태 대표·홍준표 원내대표·안경률 사무총장·정몽준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지도부와 박진·권영세 한나라당 의원, 박상덕 국가기록원장, 김태호 경남지사 등 정치권 인사와 주민 500여명이 참석했다.

'김영삼 기록전시관'은 거제시가 시비 34억 원을 들여 YS의 생가 옆 1347㎡ 부지에 연면적 593.96㎡ 규모로 짓게 된다. 개관은 내년 봄. 지상 2층인 건물 내에는 전시관, 자료열람실, 자료보관실, 홀, 휴게실, 사무실 등이 들어서며 YS의 일대기와 정치역정이 담긴 기록물과 소장품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한때 전직 대통령의 생전에 기록전시관을 건립하는 게 맞느냐를 두고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