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천만원 시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대학생을 자식으로 둔 부모들은 몸소 피부로 느끼며 지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나 역시 두 아이가 대학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실감하며 살고 있다.
전업주부로 지내왔던 나에게도 요즘 고민이 많다. 뭔가 경제에 보탬이 될 만한 일이 없을까 하며 노심초사하며 불편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둘째 아이인 딸은 지못미(지켜드리지 못해서 미안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부모님의 휘는 허리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휴학계를 내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던 차였다. 10일, 머리도 식힐 겸 서울 근교 북악산 산행을 위해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지하철 역사에서 상복을 입고 피켓을 들고 있는 아이들을 만났다.
'등록금인하'·'청년실업해소'·'민주주의'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보장하라며 전국대학생회장단이 10일 청와대 앞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던 중 삭발식이 끝나기도 전 공권력을 이용하여 학생들을 50여명이나 폭행과 함께 불법 연행해 갔다며 건국대학교 학생회장 하인준(4년)과 이소정(4년) 김재건(2년)은 11일 오전 지하철 안에서 전 국민이 동참해주기를 호소하고 있었다. 주장은 아래와 같다.
"너무나 비싼 등록금, 졸업 후에도 취직을 할 수가 없고 취직을 해도 이제는 2개월·6개월짜리 인턴인생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묵과할 수가 없었습니다. 20대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부의 정책때문에 학생들은 더 이상 물러 설수도 없으며 물러 설 곳도 없습니다. 학생들의 절규와 투쟁에 이명박 정부는 구속과 수배의 협박으로 응하고 있습니다. "
이들의 주장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바로 내 자식 우리 아이들의 가슴 아픈 절규였다.
부산에서 목요일에 올라왔다는 연합회장 전기훈(4년)과 배주연(4년) 공부에 전념해야할 학생들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11일 저녁 7시 명동에서 촛불문화제가 있습니다. 대학생이 앞장서겠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싸워주십시오. 간곡히 부탁합니다."
시민들에게 동참을 호소하고 있었다. 지하철역사에는 삭발을 하고 피켓을 든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상복을 입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비장함까지 엿보였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할 우리 아이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는 현 정부가 침으로 한심스럽다.
2009.04.11 15:29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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