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살림이 아이를 살린다

[아가와 책 111] 신근정의 <고마워요 에코맘>

등록 2009.04.13 14:58수정 2009.04.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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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책 <고마워요 에코맘>

책 <고마워요 에코맘> ⓒ 북센스

책 <고마워요 에코맘> ⓒ 북센스

요즘 알파맘이다 베타맘이다 하여 엄마 역할에 대한 온갖 말들이 쏟아진다.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엄마 역할을 추구하느냐고 묻는다면 난 '에코맘'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교육이니 인성이니 모두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아이의 건강만큼은 엄마인 내가 지켜주고 싶기 때문이다.

 

책 <고마워요 에코맘>은 친환경 살림을 지향하는 엄마이자 녹색연합의 직원인 신근정씨가 썼다. 유전공학을 전공한 후 환경감시원으로 일하다가 민간 환경단체인 녹색연합 직원이 된 그녀는 첫 아이가 아토피를 앓는 바람에 1년간 휴직을 하고 친환경 살림법을 실천했다.

 

서문에서 그녀는 많은 사람이 '친환경 생활은 돈과 시간이 많은 사람이나 아이 키우기에만 매달리는 전업주부나 하는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다고 밝힌다. 맞벌이를 하고 수입 또한 별로 많지 않은 저자는 이런 오해를 깨고 책을 통해 우리의 삶이 환경을 지키는 일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밝히고 싶다고 말한다.

 

친환경 실천한다고 돈 많이 들지 않아요

 

대부분의 사람이 친환경 살림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농약과 화학조미료로 뒤범벅이 된 음식을 먹고 병원에 가는 비용과 친환경 농산물을 먹고 건강하게 지내는 상태를 따져 볼 때, 친환경 살림은 장기적으로 돈을 절약하고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예를 들면, 이제 막 봄이 시작되는 요즘에 포도를 사먹으려면 굉장히 비싸다. 그러나 최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수입산 포도는 한 팩에 사천 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팔린다. 방부제 처리와 농약 잔류 문제 등 아무리 수입 통관 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숨어 있다.

 

그건 바로 방사선 조사 여부다. 일부에서는 방사선 조사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단언하지만, 미국에서는 방사선을 쪼인 재료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이 피가 섞인 설사와 용혈성 요독증을 일으켜 3명이 사망하고 6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재 방사선 조사 여부는 처벌 규정도 없고 검사 기술도 발달하지 않아 국내에서 쉽게 감지하지 못한다고 한다. 육류의 기생충을 없애고 감자의 싹이 자라지 않도록 한다는 이 기술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되는 현실에서 수입 식품은 더더욱 문제일 수밖에 없다.

 

환경 오염 물질에서 멀어지도록 하자

 

다섯 살 딸이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은 친환경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건강한 놀이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주력하는 편이다. 언젠가는 부모 교육에 갔더니 아이들 방을 청소할 때 EM을 이용한다고 하여 그게 뭔가 궁금했었다.

 

"EM은 유용한 미생물 균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에서 인간에게 해로운 균은 5%에 불과하며 나머지 대부분의 미생물은 중간자적 입장에서 힘이 강한 미생물 쪽으로 끌려가는 성질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유익한 미생물만 모아 투입하여 중간자적 미생물들이 모두 유익한 균 쪽으로 기울도록 도와주는 게 EM의 역할이다."

 

EM 속에는 약 80여 종의 미생물이 들어 있는데 평상시에는 균들이 잠을 자고 있는 상태다. 활성화를 위해서는 쌀뜨물에 당밀 또는 설탕을 넣어 발효시켜 사용하면 된다. 생각보다 제조 과정이 간단한 데다가 부패 세균의 증식을 막고 정전기 방지, 잡균을 억제하는 효과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엄마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내 아이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환경 오염 물질의 피해를 줄일 수가 있다. 플라스틱을 멀리하고 유기농 음식을 먹으며 가공 식품을 피하는 것 등 일상에서 조금씩만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아이들 간식에서 학교 급식까지 친환경으로

 

그나마 최근에는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간식을 고구마, 감자로 주는 등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엄마들의 노력이 제법 크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와 가공 식품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퇴치하기 위한 움직임도 꽤 있다.

 

몇몇 학교에서는 현재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한 급식을 제공하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친환경 급식을 실천하려면 하루 3-400원의 추가 비용이 들지만, 그래도 엄마들은 좋은 음식을 제공해주는 것에 더 중점을 둔다. 비용이 좀 들고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매일 우리 아이가 먹는 음식에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아까운 것이 아니다.

 

이 책에는 친환경 먹을거리를 구입할 수 있는 곳, 환경 오염 물질에 대한 정보, 식품 첨가물에 대한 안내 등이 어렵지 않게 설명되어 있다. 혹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엄마라면 책에서 안내하는 사이트 등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흔하게 사용하는 샴푸와 세제, 쉽게 사주는 아이들 과자, 싼 맛에 구입한 장난감과 옷 등에서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유해물질들. 아이들 교육에만 지나치게 치중할 게 아니라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이런 것들에도 관심을 두어야 하겠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깨끗한 미래를 만들어 주는 일. 그것이야말로 엄마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2009.04.13 14:58ⓒ 2009 OhmyNews

고마워요 에코맘 - 출산, 육아, 쇼핑, 음식 만들기까지 에코맘에게 꼭 필요한 친환경살림법!

신근정 지음,
북센스, 2009


#육아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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