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케이스는 담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방풍과 파고라 역할을 한다. 영업용 점포이기는 하겠지만 발상이 대단하다.
이덕은
삼청동에서 눈여겨 볼만한 한옥은 청와대로 가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근처의 레스토랑 3군데인데 모두 고갯길을 절토하여 축대를 쌓은 곳이라 한옥이 거의 온전히 남아 있다. 둘은 계단을 이용하여 카페로 들어가는데, 그중 하나는 외형을 거의 손대지 않은 형태로 소나무 한그루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고, 다른 하나는 벽체를 벽돌로 쌓아 길에 면한 부분은 석파정의 사랑채처럼 보이지만 골목으로 면한 부분은 서양식 좁다란 채광창을 병렬로 배열하였다.
마지막으로 다른 하나는 툇마루 부분의 처마와 마당을 유리상자로 싸서 파고라처럼 활용한 한옥인데, 아마 한옥을 하는 사람에게 점포용도로 리노베이션을 해달라면 이렇게 과감하게 손대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경복궁 옆길에 상업용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벌써 오래된 일이고 거기에 몇몇 화랑들이 들어서면서 <문화거리>로 변화되고 몇 년 되지 않아 또 다른 변화의 물결이 거세게 삼청동거리를 휩쓸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것은 그곳이 그들의 취향에 맞기 때문이고 그 때문에 번화가가 되어 버린 것 아니겠는가?
그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냐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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