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철로 사이에 갇혀 방치된 '근대문화유산' (구)팔당역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 등록된 (구)팔당역이 중앙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서 폐철로와 시멘트공장에 둘러 싸인 채 3년 가까이 방치돼 있다.
정명현
역 입구 폐쇄돼 일반인 출입금지... 서울 화랑대역사, 박물관 계획과 대조지난 2006년 9월 27일, 문화재청은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 한강 변 옛 중앙선 팔당역(이하 팔당역)과 서울 경춘선 화랑대역 등 전국 12곳 간이역을 서정적 가치가 높고 인근 자연 풍광이 빼어나 보존가치가 높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2007년 12월 27일 중앙선 팔당역 복선전철이 개통되면서 옛 팔당역이 위치하고 있던 중앙선은 폐선돼 현재 S사 시멘트 싸이로만 가동되고 있고, 시멘트를 실어 나르기 위한 대형벌크시멘트 차량만 드나들고 있다.
옛 팔당역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 등록됐지만 2년 7개월이 지난 현재 아무 변화 없이 2년 7개월 전 그대로 보존돼 있다. 말 그대로 문화유산인 만큼 잘 보존되고 있을 뿐이다.
남양주 시민들은 팔당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당시 검단산 및 한강 등과 근접해 있고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중앙선 전철복선화에 따른 폐철로와 연계할 경우 가족단위 나들이 코스로 각광 받는 것은 물론 지역관광자원화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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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 등록된 (구)팔당역 지금은... 지난 2006년 9월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팔당역이 3년 가까이 주변 시설물과 폐철로 사이에 갇힌 채 방치돼 있다. ⓒ 정명현
하지만 현재 팔당역은 역 입구 철문이 폐쇄돼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고, 시멘트 공장과 대형 벌크시멘트 차량, 화물기차 등에 둘러싸인 채 고립돼 있는 실정으로, 당초 기대했던 관광지의 면모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고도(孤島)처럼 방치돼 있다.
이에 남양주시 문화관광 관계자는 "팔당역을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역을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역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코레일(KORAIL)에 매각 등을 타진했지만 코레일은 매각의사가 없으며, 개방할 의향도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며, 코레일은 역내에 일반인이 출입할 경우 인사사고 등의 위험이 있어 입구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고 외 현재 역 선로를 통째로 사용하면서 코레일의 수입원인 시멘트 회사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도 폐쇄 및 불개방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시는 코레일이 역을 개방을 하지 않고 매각을 하지 않는 한 팔당역을 관광지로 개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당역은 지난 1939년 4월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해 67년 간 산업과 시민들의 발이 돼 왔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플랫폼에 노선을 따라 설치되어 있는 일자형 장방형 역사로서 희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건축 외형은 비교적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으며, 내부 공간은 전면부를 대합실, 후반부를 사무실과 숙직실로 사용하고 있고, 내부 공간의 변형은 후세에 있었다고 판단되나 주요 구조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당시의 철도역사 건축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사례로서 건축적 가치가 높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