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된 휴대폰변색된 로밍폰
정철상
(물이 묻어 변색된 부분. 배터리의 경우에는 중간에 붉은 색 표시가, 휴대폰의 경우에는 오른쪽 하단에 붉은 표시가 있다.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아서 가볍게 한 번이라도 젖어도 변색되며, 색이 복원되지는 않는다.)
다시 닦고 말리고 해봤으나 변색된 부분은 되돌아오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것이었다. 한 번 변색이 되고 나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지 않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난감했다. 30만원 넘는 돈을 통째로 내야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화가 났다. 아내와 같이 온 분 중에 휴대폰 매장을 운영하셨던 분이 계셔서 그 분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좋은 방법을 알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랬는데 오히려 '포기하라'고 말했다. 한 번 물에 젖으면 그 양이 많던 적든 서서히 부식된다는 것이다. 마음이 더 상했다. 어차피 젖은 것, 너무 마음 상해하지 말고 놀 것은 제대로 놀자고 마음먹었다.
아내가 그래도 돈은 아껴야 한다고 해서 삼일 째 투어일정을 취소했다. 그것만 취소해도 핸드폰 비용은 나온다는 것이다. 덕분에 그 날은 하루 종일 호텔 수영장에서 놀았다.
귀국 후 인천공항의 휴대폰 반납 매장으로 갔다. 직원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최대한 잘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그녀의 권한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미 물에 침수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배터리 19,000원은 무조건 지불하셔야 하고, 핸드폰은 AS 센터에서 상태를 점검해보고 비용을 정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담했다. 그 아가씨 붙들고 이야기해봐야 대답도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나왔다.
AS 기사에게 전화가 올 것이라고 해서 기다렸으나 연락이 없다. 일주일 가량이 지났다. 어디로 어떻게 연락을 해야 될지 몰라서 일단은 그냥 기다리고 있다. 다음 달 요금 청구서에 국제전화 대여료와 통화료 그리고 손실비용까지 모두 청구되어 나온다고 한다. 갑작스럽게 청구하고 그 많은 비용을 모두 다 내가 물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마음에 조금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물바가지를 퍼부은 태국인의 잘못이다. 말도 안 되는 핑계다. 게다가 그 사람을 찾을 수도 없는 일이다. 결국 바지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어두었던 내 잘못이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휴대폰 가격을 고스란히 다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불합리한 조치로 보인다. 게다가 그 사고 이후로도 휴대폰은 정상으로 작동하고 있는데 30만원 돈을 내가 모두 변상해야 한다면 불합리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일단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할 용의를 가지고는 있으나 어느 정도의 비용이 청구될지 감이 오지 않는다. 혹시나 국제전화 로밍 폰을 빌렸다가 유사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있으면 조언 좀 주시면 고맙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개인블로그 <정철상의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과 미디어다음에도 동시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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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회 강연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등 다수 도서를 집필하며 청춘의 진로방향을 제시해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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