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정동영 후보를 공천에 배제한 이유 중 하나가 '전국정당화의 걸림돌'이었다. 전국정당화를 위해 수도권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호남의 DY가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민주당 정세균 지도부는 한입으로 두말하는 전문가다. 자신의 입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는지 입만 열면 무개념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은 지역주의 폐해를 이야기 하며 정동영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전주 출마를 문제삼더니 지금 무소속 정동영을 잡기 위해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박지원, 박주선 등을 동원해 전주 선거 한복판에 'DJ'를 끌어 들이는 행태가 정말 가관이다. 정세균 지도부는 박지원 의원을 동원해 '김근식이 동교동의 유일한 적자' 운운하며 지역주의를 자극하고 있다.
선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주에 왔다. DJ 본인의 의지인듯 내비치지만 그거야 무개념 민주당의 발언이니 쉽사리 믿기도 어렵다. 그리고 지금까지 DJ의 행보가 그렇게 간단하게 누구를 배제했던 적이 없다. 심지어 지난 대선 승리를 위해 '경선에 불만을 품고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의원과도 힘을 모으라고 주문했었다. 지난 사실만을 보면 이번에도 DJ스스로 전주로 온 것으로 볼 근거는 없다.
낙관했던 전주 완산갑 선거의 접전 양상에 다급해진 정세균 지도부가 마음대로 DJ를 끌어들이고 있을 뿐이다. 0:5라는 최악의 결과가 예측되고 있는 재보궐 선거의 실패를 어떻게 든 뒤집어보려고 'DJ의 호남 영향력'을 활용하고 있다.
전주시민으로서는 참 황당할 수밖에 없다. 그 지역 출신인 자당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은 안된다면서 DJ의 복심이라며 '동교동계의 적자'를 찍어달라니 도대체 뭐 어쩌라는 건데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지역주의를 이용한다는 민주당의 이중플레이를 과연 전주시민이나 이번 선거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국민들이 어떤 시선으로 그들을 볼까?
그리고 또 하나, 민주당 이중성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이상한 입장차이다.
'박연차 게이트와 연결된 노무현 대통령 변수'에 대해서는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 심판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끌어들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대통령을 전주 한복판으로 끌어들여 전주시민의 선택을 흔들어 놓으려고 한다는 것이 너무나 이중적이지 않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이번 선거에 끌어들이려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의도가 부정한 것이라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이번 선거에 끌어들이려는 '민주당'의 의도 또한 부정한 것이다.
박지원, 박주선 등을 전면에 내세워 'DJ의중'을 선거에 활용하려는 정세균 지도부의 전술은 완전 실패다. 이 선택은 민주당 스스로 이번 공천 배제 논리가 얼마나 허구적인 것이었나를 분명이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가 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의 혼란과 무정체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박주선 전북 선대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승산여부에 대해 "재보궐 선거와 같이 투표율이 낮은 선거에는 당원 중심의 조직선거를 하면 충분히 승리가능하다." 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대놓고 국민의 무관심을 기대하며 낮은 투표율에 기대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그들이 부평에 가서는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도대체 제1야당의 지도부가 이런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있다니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개념도 원칙도 없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내놓는 임기응변에 국민들이 어떻게 민주당을 믿고 지지를 보낼 수 있겠는가?
정세균 지도부는 민주당의 위기가 '정동영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믿을 당원과 지지자, 그리고 국민은 많지 않다. 정동영 부재시에도 지지율 추락과 함께 그들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다만 그들은 그들의 실패를 감추고 자신의 기득권이 흔들릴까봐 '정동영 책임론'이라는 방패를 덮어쓰고 싶을 뿐이다. 한때 동지였던 누군가를 죽여서 자신들이 살고자하는 이기적인 방패를 만들고 싶을 뿐이다.
지금 민주당의 위기는 무정체성, 무리더십, 무정책에 무원칙까지 보태어 4무(無)정당이 되어버린 결과다. 이렇게 민주당을 4무 정당으로 전락시킨 것은 바로 '정세균 지도부와 그가 선택한 파트너 386의 패거리 정치'의 결과다.
민주당의 인적 개혁없이 지금 민주당의 위기를 넘어설 방법은 없어 보인다!
2009.04.23 16:13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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