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눈으로 세상의 모순을 꼬집고 여성의 몸에 관한 담론을 주도해 미스코리아 대회를 공중파 방송에서 몰아내는 쾌거를 이뤘던 '안티페스티벌'은 1999년 시작됐다. 이후에도 여성의 몸을 성욕의 도구로 보는 사회를 꼬집는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 가부장적 정치질서를 비판하는 '대통령과 춤을!', 여성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Go herstory, Stop history' 등 무의식 속에 잠재된 사회의 편견과 가부장제가 지닌 모순을 드러내는 주제들을 다루어 변화를 추구해왔다.
안티페스티벌이 여성의 욕망을 역설적으로 전면에 드러낸 방식이었다면 안티가 아닌 대안문화페스티벌로 재탄생한 제11회 '이프페스티벌'(25일 서강대학교)은 여성의 삶을 보듬고 껴안으며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드라마가 될 것이다.
올해 처음 시도되는 안티를 넘어선 폭넓은 여성 대안문화 축제인 만큼 프로그램이 이전보다 더욱 알차고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역대 안티 미스코리아대회, 안티 성폭력페스티벌, 10회 안티 페스티벌 사회를 맡았던 변영주 감독이 사회를 맡게 될 이날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지난 2월초 전격 해고된 (전)국립오페라단 합창단원들의 합창, 시마임, 꽁트, 댄스 모의재판, 웃음치료 강사인 유미정의 웃음 한마당 '나는 내가 참 좋다', 탈북의사 김지은이 부르는 '휘파람', 고대녀 김지윤의 <이상한 나라의 촛불소녀>, 일제고사 거부로 해직된 교사 최혜원의 'I will survive', 가족과 사회로부터 젠더·힘의 역할에 억눌려온 여성의 고통과 투쟁을 영상과 곁들인 퍼포먼스 <나는 망신당한 위대한 자로다>.
이외에 친권자동 부활 반대 활동과 아동의 복리실현을 위해 애쓴 공로를 인정받아 3·8세계여성의 날 한국대회 디딤돌상을 여성단체연합으로부터 수상한 <아이들의 법적권리를 위한 실천 모임>의 활동을 꽁트로 꾸민 <누구를 위하여 애를 울리나> 에서는 아동의 복리를 우선으로 하는 양육권과 재산권 등에 대한 규정의 필요성, 싱글맘,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가족제도를 반영할 수 있는 민법 개정안 움직임 등에 대해 설명한다.
이렇듯 총 11개의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 곳곳에 산재한 여성 차별의 현장을 짚어보고 새로운 대안의 길을 찾아간다.
이번 공연에 특별히 관심이 가는 프로그램은 이프 대표 엄을순을 비롯한 7명의 왕언니들이 준비한 댄스 '엄마미아'다. 메릴 스트립의 진정한 프로정신을 엿볼 수 있었던 영화 <맘마미아>를 본 딴 '엄마미아'에서 춤을 추게 될 엄을순 대표는 아바의 노래 '워터루'에 맞춰 춤을 춘다. 엄 대표는 "연령 불문! 몸치 불문! 에너지 만땅의 이프 왕언니들의 공연을 보는 이들 역시 엔돌핀이 팍팍 솟아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말 재미있지 않겠어요? 이상한 아줌마들이 반짝이 의상을 입고 나와서 춤춘다는 것 자체가?" 라고 운을 뗀 엄을순 대표는 의상 마련을 위한 옷감 구입부터 바느질까지 직접 해 이미 가봉도 마쳤다며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팀원들이 모두 바쁜 관계로 시간 조정이 어려워 대표인 자신이 떠맡은 일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 게 뭐가 있겠어?'라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 열심히 할 예정"이라며 총연습을 해야 한다며 총총 사라졌다.
준비과정부터 나눔이 주는 기쁨, 안티까지 먼저 보듬어 안는 축제의 기쁨을 한껏 맛보며 관객들과 행복한 만남의 시간을 준비해 온 이프 왕언니들의 맹활약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 행 사 명 : 11회 이프페스티벌 We'll Survive! 2009 대한민국 여성 리포트
□ 행 사 일 : 2009년 4월 25일(토) 늦은 저녁 7시
□ 장 소 : 서강대학교 메리홀
□ 주 최 : (사)문화미래 이프 ․ 도서출판 문화미래 이프
2009.04.25 07:02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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