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9.05.07 09:07수정 2009.05.07 09:10
지역과 시민을 이어주는 매개체, 공동체라디오
공동체라디오란 작은 출력으로 그 지역민과 구성원만을 위해 방송하는 지역방송으로 소출력라디오라고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마포와 관악, 경기 분당, 대구 성서, 충남 공주, 경북 영주, 전남 나주, 광주 북구 등 전국 8곳에서 공동체라디오가 방송되고 있다. 그 중 광주시민방송은 광주 북구지역을 대상으로 방송되는 공동체 라디오다.
꿈을 펼치는 공간... FM 88.9MHZ 광주시민방송
광주시민방송은 지난 2005년 12월 1일 첫 전파를 보냈다. 북구청과 전남대학교, 북구장애인복지회 등 5개 단체가 컨소시엄을 맺어 방송위원회 ( 現 방송통신위원회 ) ' 소출력공동체라디오 사업자 ' 공모에 선정된 지 1년여 만이었다.
광주시민방송은 3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1주일동안 13개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한다. 음악부터 시사, 문화, 지역이야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서 자체 기획, 제작해서 방송한다. 다양한 포맷의 방송을 제작하지만 그 핵심에 담고 있는 것은 지역과 소수자들 이야기다. 무엇보다 지역민들이 직접 방송제작에 참가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은 광주시민방송의 가장 큰 매력이다.
'시민사랑방 '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진권섭씨는 " 대학시절 경험했던 방송을 잊지 못해 광주시민방송을 찾아왔다.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무엇보다 젊은 시절 꿈을 이루어서 좋다"고 말했다. 공동체라디오가 지역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꿈을 이루어가는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공동체라디오는 주류방송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는 소수자들을 위한 방송도 만들고 있다. '세발자전거'는 하반신 마비 장애를 겪고 있는 권오주씨가 직접 장애인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방송이다. 평소 방송에서 말할 기회를 가질 수 없었던 소수자들에게 맘껏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바로 공동체라디오다.
1W의 한계
하지만 각종 매체들이 저마다 상업주의 범람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현실속에서 공동체라디오는 수시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1W로 제한되어 있는 방송 송출의 출력세기다. 이론상으로는 1W의 출력으로 5Km가 청취반경이라고 하지만 날씨와 건물 높이 등을 감안하면 최대 1km로 방송청취범위가 제한된다.
광주시민방송이 주요청취층으로 삼고 있는 북구전체에도 미치지 못하는 출력세기다. 지난 2007년 공동체라디오의 출력세기를 10W 이하로 늘리는 법안이 통과됐지만 그 뿐. 1W의 한계는 여전하다.
청취자층이 제한되면서 재정 확보도 여의치 않을 뿐만 아니라 방송을 만들어가는 자원봉사자들의 수도 언제나 부족하다. 광주시민방송의 제작을 총지휘하는 설연수 제작팀장은 " 자원봉사자들이 열정을 가지고 방송을 제작하지만 '방송청취범위가 적어 힘들게 만든 방송이 허공에 흩어져버리는 것 같다'며 아쉬워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북구 내 5개 단체와 방통위의 지원을 받지만 내년이면 방통위의 지원이 끊길 예정이다. 대신 상업광고가 허용됐지만 출력세기의 한계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지원이 끊기고 상업광고가 허용되면 주류방송에서 듣지 못하는 지역민의 이야기와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공동체라디오의 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다.
한걸음씩 내딛는 발걸음
여러가지 어려움속에서도 광주시민방송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문화중심도시를 추구하는 광주와 발걸음을 맞춰 무등산 입구에서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산사음악회를 녹음해 방송하는 등 문화 관련 프로그램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마포 FM에서 만든 프로를 전국의 공동체라디오들이 방송하는 연대도 진행하고 있다.
설 제작팀장은 "아직은 방송의 틀을 서서히 갖추어 가고 있는 중이다. 공동체라디오에 대한 정책도 정확히 성립이 되지 않았고 시민들에게도 정착이 되지 않은 상태"라며 "지역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전하고 싶은 방송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아직 광주시민방송은 영화 '라디오스타'처럼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작은 라디오 방송은 누구나 마이크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지역과 소수자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참 좋은 방송이다.
[광주시민방송 CBN - FM 88.9 MHZ]
주소: 광주광역시 북구 우치로 183 ( 용봉동 239-2번지 )
전화: 062-531-0100,
팩스: 062-531-0202
누리집 : http://www.icbn.or.kr/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행복발전소(www.makehappy.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해피리포터'는 전국의 다양한 비영리단체들을 직접 방문취재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희망제작소의 시민기자단입니다.
2009.05.07 09:07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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