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절벽 위 어디쯤엔가 임꺽정의 산채가 있었을 것이다
이승철
이곳 지질형성은 지금으로부터 27만여 년 전 평강의 오리산(462m)에서 폭발한 화산이 엄청난 양의 용암을 분출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이 용암이 흘러내려 평강고원은 물론 철원평야까지 뒤덮어 버렸다. 이 용암들이 층층이 쌓여 현무암층을 이룬 지역이 바로 이곳 한탄강 유역인 것이다.
그 현무암층이 침식작용에 의하여 꺼져 내리고 오랜 세월동안 강물이 흐르면서 형성된 골짜기가 천하의 절경을 이루고 있는 고석정이다. 평강에서 시작되어 이곳을 거쳐 전곡에 이르는 이 골짜기를 추가령 열곡이라고도 부른다.
골짜기에 내려서기 전까지는 이 드넓은 평원에 이런 협곡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상상이 안 됐다. 그런데 협곡에 들어와서 목격한 풍경은 정말 놀라웠다. 이곳을 처음 찾은 일행 두 사람은 깎아지른 절벽과 굽이도는 협곡의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추가령 열곡이 빚어 놓은 절경의 지질과 형성과정
물이 감돌아 흐르는 건너편에는 바위절벽 위로 불쑥 솟아오른 봉우리가 푸른 숲으로 덮여 있다. 저 봉우리 어디쯤에서 조선 명종 때 의적 임꺽정이 돌담을 쌓아 산채를 만들어 놓고 은거하며 한양과 서북지역을 오가는 양반들의 행차나 임금에게 바치는 봉물을 강탈하여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눠주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