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무마 로비' 천신일 재소환

이택순 전 경찰청장 오늘 오후 소환... '박연차 리스트' 첫 경찰 고위 간부

등록 2009.05.21 10:42수정 2009.05.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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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광실업 세무조사 무마 청탁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지난 20일 새벽 4시 30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18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와 귀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십명의 직원들이 천 회장을 에워싸며 취재진을 거칠게 밀어붙였다.
태광실업 세무조사 무마 청탁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지난 20일 새벽 4시 30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18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와 귀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십명의 직원들이 천 회장을 에워싸며 취재진을 거칠게 밀어붙였다.권우성
태광실업 세무조사 무마 청탁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지난 20일 새벽 4시 30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18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와 귀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십명의 직원들이 천 회장을 에워싸며 취재진을 거칠게 밀어붙였다. ⓒ 권우성

[기사 보강 : 21일 오후 4시 25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21일 오전 10시 재소환해 조사 중이다.

 

세무조사 무마 로비 청탁을 받고 박 전 회장으로부터 수억 원의 빚을 탕감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천 회장은 지난 19일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천 회장은 "로비 대가로 금품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전화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로비 성격의 통화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천 회장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천 회장의 통화내역 조회를 통해 한 전 청장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고, 한 전 청장 역시 이메일을 통해 보낸 서면답변서에서 천 회장의 로비 시도를 시인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단 천 회장을 이날 귀가시킨 뒤 이르면 이날 밤 늦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또 천 회장이 박 전 회장의 도움을 받아 차명주식을 자녀들에게 편법으로 증여해 수십억 원의 증여세 및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와, 지난 2003년 나모인터랙티브, 2006년 세중여행을 각각 합병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이날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와 관련해 "(천 회장에 대한) 조사가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며 "일단 귀가시킨 뒤 사전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여부 결정과 관련해 내일(22일)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홍 기획관은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추가 수사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그동안 천 회장에 대한 내사를 많이 해 와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 진 모르겠지만 필요한 부분에서 조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택순 오후 소환...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 수사 본격화

 

 이택순 전 경찰청장
이택순 전 경찰청장오마이뉴스 권우성
이택순 전 경찰청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박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정치인과 경찰 등을 상대로 한 수사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선 검찰은 이날 오후 2시 박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택순 전 경찰청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 전 청장은 지난 2000년 경남경찰청 차장, 2003년 경남경찰청장을 지내면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전별금 등 명목으로 수차례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홍 기획관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은 전별금 명목이 아니다"며 "이 전 청장이 경찰청장 재임 때 박 전 회장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홍 기획관은 "현재 (경찰청장) 직무와 연관된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수수 의혹 시점 등이) 1년이 지나 통화내역을 확보하진 못했지만 그와 관련해 다른 근거 자료도 있고 박 전 회장의 진술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이 이날 소환되면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들의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재 수사 대상에는 이 전 청장을 포함해 전직 경찰 총수 3명과 현직 총경급 인사 3~4명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오른 전직 경찰 총수들은 모두 부산·경남 지역을 거쳐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청장을 이날 귀가시키고, 나머지 수사대상자들을 소환 조사한 뒤에 모두 일괄 처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홍 기획관은 "천 회장의 경우, 액수와 사안의 중대성 등을 들어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지만 지금까지 신병처리하지 않은 다른 이들처럼 (이 전 청장 신병처리 여부는) 전체적인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박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최철국(경남 김해을) 민주당 의원을 곧 소환할 예정이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 2005년 박 회장 측근 정 아무개씨로부터 전세보증금 공탁을 위해 7000만원을 수표로 빌린 뒤 2007년 이자를 추가해 돌려준 사실이 있지만 불법 정치자금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2009.05.21 10:42ⓒ 2009 OhmyNews
#박연차 #천신일 #이택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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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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