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주민 따돌린 채 사업설명회 억울"

채석장으로 골머리 앓는 주민들 시의원들에게 하소연

등록 2009.05.27 18:06수정 2009.05.2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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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후 경남 사천시 곤명면사무소에서 열린 성방리 주민과 시의회 간담회.
26일 오후 경남 사천시 곤명면사무소에서 열린 성방리 주민과 시의회 간담회. 하병주
26일 오후 경남 사천시 곤명면사무소에서 열린 성방리 주민과 시의회 간담회. ⓒ 하병주

토석채취장(=채석장)이 들어서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마을주민들이 사천시의회에 도움을 청하고 나섰다. 반면 김수영 사천시장은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로 해당 주민들의 면담 요구를 일주일째 거부하고 있다.

 

26일 오후 경남 사천시 곤명면사무소에는 성방리 주민 20여 명과 사천시의회 김현철 의장 그리고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마주 앉았다. 동네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마련된 간담회 자리였다. 참석한 산업건설위 소속 의원들은 김석관 이문상 이정희 최인환 의원이었다.

 

 성방리 주민 20여명은 채석장 사업이 진행되는 줄 몰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성방리 주민 20여명은 채석장 사업이 진행되는 줄 몰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하병주
성방리 주민 20여명은 채석장 사업이 진행되는 줄 몰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 하병주

성방리 딱밭골 새미골 조매동에서 나온 간담회 참석 주민들은 "동네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충분히 되지 않은 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 5월6일 있었던 주민설명회가 자신들은 모른 채 사업예정지에서 멀리 떨어진 동네 주민들만 모아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15일 열린 2차 보완설명회도 하루 전날 밤에야 우연히 알게 됐다면서 시의원들을 향해 "(사천시가)피해가 큰 동네주민들을 따돌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이 설명회 개최를 알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이 곤명면사무소로 쏠리자 관계 공무원들은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인터넷홈페이지와 중앙일간지를 통해 공고했고 마을 이장에게도 충분히 알리라고 당부했다"면서 책임을 피했다.

 

이에 참석한 주민들은 "전용선이 깔리지 않아 인터넷을 쓰지 않는 집이 많다. 중앙 일간지 귀퉁이에 난 공고를 보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되겠냐"고 따지면서 공무원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시의원들은 주민들의 얘기를 대체로 듣기만 했다. (왼쪽부터) 최인환, 이정희, 이문상, 김현철 의원.
시의원들은 주민들의 얘기를 대체로 듣기만 했다. (왼쪽부터) 최인환, 이정희, 이문상, 김현철 의원. 하병주
시의원들은 주민들의 얘기를 대체로 듣기만 했다. (왼쪽부터) 최인환, 이정희, 이문상, 김현철 의원. ⓒ 하병주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마을이장을 향해서는 "마을 이장이 사업에 찬성하는 탓인지 우리들에게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마을이장이 "주민동의서를 날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성방리 전체 해봐야 60여 가구다. 그리고 채석장 개발업자 말로는 성방리 주민 가운데 60여 명이 이 사업에 찬성한다고 서명했단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까지 확인한 결과 이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이 53명이었다. 일부가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겠지만 상당수가 허위로 찬성 동의서에 서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마을주민들은 서명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사천시에 정보공개신청을 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또 일부 주민들은 "채석장 개발업자가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업자가 '강기갑 국회의원이 사는 동네에도 채석장이 있지만 별 문제없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고 한 뒤 "확인 결과 강 의원 동네에는 채석장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그 외 "채석장이 들어서면 낙남정맥을 망친다" "청정 마을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 등의 말로 시의원들에게 채석장이 들어설 수 없게 도와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동네 주민과 함께 채석장 사업 예정지를 살펴보고 있는 시의원들.
동네 주민과 함께 채석장 사업 예정지를 살펴보고 있는 시의원들.하병주
동네 주민과 함께 채석장 사업 예정지를 살펴보고 있는 시의원들. ⓒ 하병주

주민들이 주장과 요구를 쏟아냈다면 반대로 시의원들은 주로 듣는 쪽이었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된 간담회는 "여러분의 주장을 잘 들었으니 현장을 둘러본 뒤 행정부에도 의견을 듣겠다"는 김현철 의장의 말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의원들은 채석장 예정지를 방문해 간단히 살펴봤다. 그러나 주민들의 주장에 구체적인 답을 내놓기는 꺼렸다. 대부분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사업을 못하게 하기는 쉽지 않다"는 원론적인 답만 내놓았다.

 

 정면에 보이는 산이 채석장 예정지다.
정면에 보이는 산이 채석장 예정지다.하병주
정면에 보이는 산이 채석장 예정지다. ⓒ 하병주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5.27 18:06ⓒ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뉴스사천 #경남사천 #채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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