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재개발사업으로 송림동 달동네가 사라지고 있다.
이장연
모두가 고단하지만 참 열심히 살았던 60-70년대를 살아온 우리 어머니와 외가족들이, 북에서 피난와 고생하시다 일찍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없이 삶을 이어온 그곳이 바로 송림동 달동네이기도 하다. 90년대 초반 중학시절 어머니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송림산 위에 자리한, '언덕 위에 불탄' 중학교를 3년간 다니면서 주변의 비좁은 골목골목을 친구들과 누비기도 했다.
그런 옛추억의 달동네와 마을이 '명품도시'를 외치는 인천시에 의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주거환경개선'이란 명목으로 인천시가 지난 2007년 11월부터 시작해, 2010년까지 749억원을 들여 시내 8개 구역에 아파트 등을 새로 짓기로 한 재개발사업으로 송림동 일대 달동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인천시의 개발방식은 철거민 참사가 벌어진 용산에서도 행해지는 '전면개량' 방식이다. 삭막한 아파트가 아닌 숲으로 되돌리면 어떨까 싶은데 말이다.
그렇게 수 십년간 살아온 서민들의 삶터마저 빼앗는 인천시의 무리한 개발로 달동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달동네는 살아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파른 비탈길과 골목을 철없는 까까머리가 그랬던 것처럼 둘러보니 달동네는 살아 숨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