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앞두고 노제가 열릴 예정인 서울광장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노란색 모자에 노란색 풍선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또한 녹색잔디가 깔린 서울광장에도 노란색 추모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는 오후 1시 열릴 예정이지만 시민들은 서울광장을 둘러쳤던 차벽이 철수된 오전 8시부터 이미 서울광장에 모이기 시작해 오전 9시 30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려는 시민들로 들어찼다.
시민들은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준 노란색 햇볕가리개 모자를 쓰고, 노란색 띠를 몸 또는 목에 두른 채 노란색 풍선을 들고 있다. 노란 종이학과 노란 종이비행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며 가족 추모객,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시청에 도착한 추모객들도 많다.
노사모와 자원봉사자들은 곳곳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현수막을 걸고 있으며 덕수궁에서부터 세종로에 이르는 인도에는 노란색 풍선이 인도를 따라 걸려 경복궁 영결식 후 이 길을 따라 서울광장으로 올 고인의 마지막 '환영 소품'으로 쓰일 예정이다.
노란색 추모용품을 든 추모객들은 시청역이나 을지로입구역에서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으며 남대문, 소공동, 을지로 방향에서 걸어오는 추모객들도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일부 시민들은 벌써부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8일 저녁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는 배기훈(26)씨는 "친구 1명과 함께 부산에서 올라왔는데, 추모열기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면서도 "경찰이 왜 이렇게 강압적으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업을 빼먹고 왔다는 대학생 양부용(22)씨는 "이 상황에서 수업이 뭐 중요하겠냐"며 "노 전 대통령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정금순(43)씨는 이날 새벽 4시에 강원도 영월에서 지인들 10여 명과 올라왔다. 정씨는 "(회사에)월차를 내고 왔는데 회사에서는 이곳에 온 줄 모른다"며 "이번 주 동안 공황상태에 빠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점심시간인 낮 12시 무렵이면 추모객들은 훨씬 늘 것으로 보이며 또한 곧 광주, 전주, 청주 등 지방에서 집단상경하는 추모객들까지 도착하면 인파는 서울광장을 벗어나 자리를 잡아야 할 것로 보인다.
현재 서울광장에 설치된 특별무대에서는 노제를 위한 리허설이 진행 중이며 만장단 등 자원봉사자들 역시 한 곳에 모여 오늘 맡을 일을 점검하고 있다.
"PVC 만장은 고인과 국민을 모독한 것" |
서울광장에서 열릴 노제의 총감독인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리허설을 하느라 바빴다.
김 전 장관은 "정부가 원래 서울광장을 7시에 비워주기로 했는데 7시 30분에서야 나갔다"며 "3-4일 동안 잠 못자고 준비했는데 여기 광장이 막혀 있어서 전체적으로 연습을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전 장관은 "음악 등 부분적으로 연습해왔다"며 "오늘 아침에서야 전체적으로 맞춰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장관은 "영결식은 의전적 성격이 강하지만 노제에서는 농촌에 내려가 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민적인 느낌을 강하게 담으려고 한다"며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노 전 대통령의 모토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추모열기가 뜨거운 배경과 관련 "애통스러운 노 전 대통령 죽음, 불만스러운 현 시국 등이 뒤섞여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만장 대열의 선두에 설 지용호 민주당 청년위원장은 "전통적으로 만장의 깃대는 대나무를 써왔는데 이렇게 PVC 만장 깃대가 나왔다"며 "이건 고인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지 위원장은 "정부는 유족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고 사사건건 트집만 잡았다"며 "노 전 대통령이 가는 길까지 험난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 위원장은 만장 내용과 관련 "추모객들이 방명록에 적은 추도사를 추려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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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29일 오전 9시] 서울광장선 노제 리허설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