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이명박, 정권 바뀌면 그대로 당할 것"

30일 노 전 대통령 추모 촛불문화제 열려

등록 2009.05.31 10:03수정 2009.05.3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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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린 30일 오후 7시 울산대공원 동문광장. 광장의 나무들 사이사이에는 하얀 풍선 수백개가 걸렸다.

 

풍선마다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을 한마디씩 적었다. 풍선에 적힌 글을 둘러보다 인상적인 글귀를 수첩에 적는 데 한 20대 여성이 부른다 "적는 거예요? 그러면 제 것도 적어가세요."

 

이 여성은 하얀 풍선에 까만 사인펜으로 빼곡히 글을 적었다.

 

 "그래 국민들 사랑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차지하셨으니 미웠겠지...."

 

시민들 촛불 들고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불러

 

 29일 저녁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 차려진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29일 저녁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 차려진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울산촛불문화제
29일 저녁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 차려진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 울산촛불문화제

앞서 29일 오후 시민단체 회원들 손전화로 한 통의 메시지가 왔다. '긴급, 30일 오후 7시 울산대공원에서 촛불을 듭시다. 민주주의 이대로는 안 됩니다."

 

다음날인 30일 오후 7시부터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현대차지부 조합원 등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300여 명이 손에손에 촛불을 들었다.

 

촛불집회는 자유발언으로 진행됐다. 첫 발언자로 나선 30대 남성 회사원은 "오늘 출근해서 서울광장 뉴스를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이 죽었는 데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광장을 열어주지 않았겠냐"면서 "천막이 짓뭉개지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이 나뒹굴고 있더라,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분개했다.

 

그는 이어 "전직 대통령을 그렇게 취급하는데, 일반 시민은 어떻게 취급하겠나. 결국 우리가 힘을 모아서 바꿀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젊은 가정주부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녀는 "나는 오늘 한 비겁하고 돈 많고 쪼잔한 남자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아이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은 스스로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 "정치투쟁으로 한단계 격상" 

 

민주노총 울산본부 김주철 본부장은 "지금 어떠한 고통과 업악보다 더 무서운 건 상당수 국민들이 침묵한다는 사실"이라며 "노동자 서민이 이렇게 외쳐도 이명박 정권은 거의 혁명적으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경제가 아닌 정치투쟁으로 한단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함께 이명박 정권 퇴진운동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오늘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다함께 촛불을 들자"고 제안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손에 촛불을 든 채로 일어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등을 합창하며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울산에서는 오는 6월 10일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6월 10일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최대 인파가 모여 촛불집회를 열었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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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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