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 키를 확인해야 되는 학생들.
여경미
타는 순서를 정하고 나니, 이번에는 키가 걸림돌이 되었다. 놀이기구의 키 제한 규정은 100~130cm 사이다. 아이들의 키는 아슬아슬했다. 놀이기구를 탈 생각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아이들의 키를 교사들이 일일이 체크했다.
"넌 통과. 넌 다시 한 번 재봐."
교사 1명에 아이들 3명이 타기로 되어 있던 계획은 빗나갔다. 문영이가 혼자 남게 된 것이다.
"이 놀이기구가 덜컹 걸릴 때, 허리에 무리를 줄 수도 있어요. 그래서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놀이기구 타시는 것을 제한을 하고 있습니다."
한 관계자가 다가와 최귀자 교사가 놀이기구 타는 것을 저지했다. 최 교사는 관계자의 이야기를 듣자 살짝 당혹스러워 했다. 혼자 놀이기구를 타야 할 운명에 놓인 문영이를 최귀자 교사는 한참이나 바라봤다. 문영이는 결국 뒤에 줄서있던 중학생들과 함께 짝을 이뤄 놀이기구에 올라탔다. 놀이기구를 다 타고 나오는 문영이에게 "재미있었어?"라고 묻자, 말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토교분교 1학년은 문영이 혼자뿐 장미꽃이 활짝 핀 놀이공원에서 쌍룡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사진을 찍었다.
"1학년 모여라. 사진찍자"는 교사의 외침에 나는 문영이를 쳐다보았다. 문영이는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문영아, 너도 1학년이잖아." 이 말을 건넨 내가 무안할 정도로 문영이는 머뭇머뭇 거렸다.
쌍룡초등학교 본교와 분교는 입학식, 졸업식 등은 물론이고, 일주일에 한 번씩 합동수업을 하고 있다. 오늘은 문영이에게도 짝꿍이 있다. 소풍을 위해서 특별히 짝꿍을 정해준 것이다.
문영이의 짝꿍은 안혜진양. 혜진이는 쌍룡초등학교 본교 1학년이다. 문영이는 하루 종일 혜진이의 손을 꼭 잡고 다녔다. 혜진이는 문영이의 사진을 찍으려고 따라 다니는 동안 문영이 보다 더 취재 카메라에 신경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