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해 8월 5일 오후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촛불집회 중단, 독도 침탈 일본 규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단호한 대처, 한미동맹강화' 등을 주장하며 '나라사랑 한국교회 특별기도회'를 개최했다. 한기총 엄신형 회장이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를 위해 양산을 들어 햇빛을 가려주고 있다.
권우성
김진홍, 서경석 목사는 현재도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의 견해에 동조하며 야당은 물론 시민사회를 압박하고 있다. 촛불정국 때는 좌파세력의 음모로 몰아붙이며 사태를 왜곡했고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경제살리기를 위한 최선의 사업으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도 김진홍 목사는 5월 25일 자신이 시무하는 두레교회 홈페이지에 성경(야고보서3:1)을 인용해 "성경에서는 지도자가 되려하지 말라고 했는데, 감당할 자질이나 능력이 없이는 굳이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려 들지 말라는 권면의 뜻이 담긴 말"이라면서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지도자들에겐 자신이 선택한 삶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본을 보여야 할 책무가 있는데 비록 전직이라 하지만 대통령직을 거친 분이 그런 죽음을 선택한 것은 무책임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면서 독설을 퍼부었다.
서경석 목사 역시 5월 26일 일요예배에서 '바보 노무현'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오늘 조선족 동포들의 편안한 삶은 노무현 대통령이 그만큼 조선족 동포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며 "조선족 동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대통령"이라고 추모했지만 "명예를 잃는 것은 죽음을 선택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 절대 아닌데, 왜 이 점을 깨닫지 못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신앙을 가진 사람은 자살하지 않는다"며 "자살이 죄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목숨을 끊을 만큼 절망적인 상황이 와도 신앙이 절망을 극복하게 해 주기 때문"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서 목사의 발언에 대해 노무현 정부 5년간 대립했던 인물이 갑자기 추모 운운하는 것은 어색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진홍, 서경석 목사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시절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간주하고 정권교체에 물불을 가리지 않았고 현재는 이명박 정부의 전위대 역할을 자처하고 있지만 두 사람의 처지는 하늘과 땅 차이다. 김진홍 목사는 이명박 정부 탄생을 위해 조직을 총동원한 공로로 이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지만 서경석 목사는 이 대통령과 맺은 인연이 짧고 선거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관계로 중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서 목사는 6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의) 인사문제도 보면 꼭 자기가 아는 사람만 하지, 옛날에 선거 때 도와주었던 선진국민연대인가 그 사람들만 전부 정부에 가서 했지, 같은 우파도 그렇지 않은 사람은 100% 찬밥"이라며 "인사를 넓게 사람을 구해야 하는데 그것은 둘째치고 우파진영에서도 너무 인재풀이 좁다"면서 이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 기독교 우파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는 한국교회민주주의 압살과 경제난, 대북정책 실패,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보복성 수사와 서거로 이명박 정부의 실체가 드러난 지금도 김진홍, 서경석 목사는 여전히 현 정부를 지지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지난 이명박 정부 1년간을 죽지 못해 지낸 1년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실패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두 사람의 기회주의적 행보도 비슷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실패한 정권으로 만들기 위해 투쟁을 벌였던 기독교 보수세력도 누리꾼들로부터 '개독교'로 불리면서 조롱을 당하고 있다. 공익보다는 집단적 이익에 매몰된 한국 기독교의 저급한 방식의 정치참여에 조종이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마치 지난 20년간 미국 대선은 물론 의회선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미국 기독교우파의 모습과 유사해 보인다.
기독교 우파는 자신들과 연대했던 공화당이 의회에서 다수파가 되자 클린턴을 1960년대 반문화와 마약, 성적 방종의 상징적 인물로 간주해 르윈스키 사건을 빌미로 탄핵을 추진했다. 한편으로 구약성서에서 신정정치를 실현한 느헤미야와 에스라를 예로 들면서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를 옹호했으며 공립학교에서의 기도, 성서읽기, 반낙태, 반동성애 등 보수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백악관이나 의회에 로비스트들을 파견해 자신들의 주장을 입법화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또한 공화당의 정강에 동조해 국방비 증액 요구, 세금감면, 사회복지 예산증액 반대를 외치는 등 소수 특권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앞장섰다.
1980년대 말부터 미국 정관계를 뒤흔들었던 기독교우파는 자신들이 지지한 부시 전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물러난 것처럼 급격하게 퇴조의 길을 걷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부시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보수기독교의 미래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남긴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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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은 한국교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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