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진단 믿지 마라, 병원도 믿지 마라?

[서평] 닥터 유, 유태우의 <질병 완치>

등록 2009.06.08 11:45수정 2009.06.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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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책 <질병완치>

책 <질병완치> ⓒ 삼성출판사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재직했던 의사가 '병원을 믿지 말라'고 했다면 사람들은 의아할 것이다. 모 제과회사의 '닥터 유' 광고로 유명세를 탄 유태우 박사는 약과 병원에 의존하는 삶을 경고하면서, 인간은 스스로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단언한다.

"흔히들 대부분의 질병은 완치할 수 없고 평생 약을 복용하거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질병을 완치할 수 없는 진짜 이유는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 결과만을 치료하기 때문입니다. (중략) 질병의 결과는 약물과 시술 등으로 치료하지만, 그 원인인 생활 습관과 비만, 삶의 관계 등은 내몸 훈련으로 완치할 수 있습니다."


그럼 내몸 훈련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정말 내몸 훈련만으로 질병을 퇴치할 수 있을까 알아보자.

한국인들에게 흔한 질병인 고혈압, 당뇨, 허리디스크 등은 대부분 평생 고칠 수 없는 병이며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활 습관을 바꾸고 비만을 퇴치하면 이런 병들은 저절로 고쳐진다.

고혈압의 경우, 짠 음식을 피하고 혈압이 오를만한 상황을 피한다. 한국인에게 흔한 본태성 고혈압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순서대로 보면 비만, 몸의 민감함, 많이 마시는 술, 짜게 먹는 습관, 운동 부족이라고 한다. 이중 두 가지만 고쳐도 혈압 약 먹는 양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어르신들은 퇴행성 관절염 때문에 고민하기도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엄청난 통증을 유발하지만 딱히 치료약도 없다. 관절이 아프면 약물과 건강기능식품, 주사 등을 흔하게 사용하는데, 이러한 치료는 통증과 염증만을 줄여줄 뿐이다. 통증이 줄어들면 다 나았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관절의 마모를 지속시켜 오히려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퇴행성 관절염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체중 조절과 체중을 싣지 않는 운동이라고 한다. 특히 이미 통증이 시작된 사람의 경우 일주일에 3일 이상 운동을 해야 한다. 수영장 운동인 물속 걷기, 아쿠아로빅, 진짜 자전거 타기, 트램펄린 등이 권장할 만한 것이다. 저자는 이런 운동을 3개월만 하면 여태껏 먹던 약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책의 중반에서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과로하지 않는 삶'이다. 한국인들에게 많은 병의 원인은 대부분 과로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과로해서 몸이 힘들면 자신도 모르게 음식을 더 먹고, 더 먹으면 순차적으로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 등으로 이어진다.

신체적 과로에 더해 정신적 과로가 누적되면 각종 신체 장기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신체 기능의 병과 인지와 감정에 이상이 오는 마음의 병이 생긴다. 위장병, 두통, 만성 통증과 같은 신체 기능의 병은 한국인들에게 매우 흔한 질병이다. 마음의 병으로는 불안, 우울증, 화병 등이 있는데 특히 화병은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병이기도 하다.


저자는 현대인들의 과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만성적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매일 야근하고 밖에서 매식하는 습관을 버리면 건강은 저절로 찾아온다. 과로 습관을 끊기 위한 방법으로 삶의 부담을 줄이는 게 최우선이다. 내가 해야 할 일, 나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의 10 - 20% 정도를 일부러 하지 않는 방법을 써 본다.

주말에 꼼짝하지 않는 사람들은 주중에 과로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사람들은 체력을 주중에 소진하는 바람에 주말에 쉬면서 지낼 수밖에 없다. 이런 생활 패턴은 일시적으로 피로를 해소하긴 하지만 건강을 지키는 데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평소 조금씩 쉬면서 일을 하고 주말에도 늘어지지 말고 운동이나 나들이를 하며 평일과 같은 활동량을 가지는 게 건강에는 더 좋다.

저자는 한국인들의 병을 부르는 원인 중 '관계 중심적인 한국인'의 특성을 든다. 자기중심으로 움직이는 서양인들과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관계를 무척 중요시한다. 결혼을 하면 시댁과의 관계, 자식에 대한 애착 등이 중요하고, 일터에서는 사람들과의 관계,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 등이 중요한 부분이 된다.

이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생길 수밖에 없다. 나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기 쉬운 반면에 관계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나 하나만 노력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스트레스를 줄이고 병을 없애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타인과의 관계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게 좋다.

저자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똑같이 주어지는 스트레스를 유쾌하게 넘길 것인가, 괴로워할 것인가는 자신이 선택할 문제라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이를 선택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어떤 상황에 있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그냥 물 흐르듯이 넘길 줄 아는 지혜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일 것이다.

저자가 권하는 내몸훈련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당신, 휴식을 연습하라.
민감해서 더 아프다. 몸둔감훈련을 하라.
타인 때문에 힘들다면 자신부터 고쳐라.
웃음은 저항력을 강화하는 강력한 무기다.
데드라인을 없애고 여유 에너지를 확보하라."

책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의 내몸훈련법이 소개되어 있다. 이중에 와 닿는 말은 '죽을 때까지 건강해라, 마지막에는 모든 것을 버리고 가니 성공, 일, 권력, 돈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또 버려라' 라는 구절이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저자의 말처럼 행동하다가는 직장에서 퇴출당하기 십상이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번쯤 자신이 너무 혹독하게 내 몸을 밀어붙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내 몸이 건강해야 모든 행복이 찾아오는 것 아니던가!

유태우의 질병완치

유태우 지음,
삼성출판사, 2009


#의학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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