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내기를 다 끝낸 무논입니다.
김동수
모내기를 끝낸 논을 보면서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올해도 풍년이 들어 밥 걱정 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밥심으로 산다고 하지만 밥을 갈수록 적게 먹습니다. 2007년 한 사람이 쌀을 76.9킬로그램을 먹었다고 합니다. 98년에는 75.8킬로그램, 올해는 74.3킬로그램 정도 먹는다고 하니 해마다 1킬로그램 정도 적게 먹습니다.
쌀 소비량이 줄어든 것이지요. 쌀 소비량이 줄어들면 당연히 재고량이 늘어납니다. 쌀 재고량은 지난해보다 44.8%가 늘어난 76 9천여 톤이 재고로 남아 있습니다. 이 때쯤이면 쌀값이 올라가야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쌀값이 지난해 15만 5천원에서 14만 5천원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텔레비전 보니까 쌀 재고량이 많이 늘었다고 하던데."
"많이 늘었지. 밥을 갈수록 적게 먹으니 늘어날 수밖에 없다.""밥 좀 많이 먹어야겠다.""이 때쯤이면 쌀값이 올라가야 하는데 오히려 떨어졌다 아이가. 그런데 밥 많이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고량이 늘어나는 이유가 따로 있다."
"따로 있다고?""북한에 쌀을 안 준다 아이가?""북한에 쌀 안 주는 것 하고 재고량 늘어나는 것이 무슨 관계인데."
"참 우리나라가 북한 쌀을 줄 때 무슨 쌀을 주겠노. 우리나라 쌀을 안 주나. 그런데 작년부터 올해까지 쌀 한 톨도 안 주니 재고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아이가."언론들은 쌀 소비량이 줄어들어 재고량이 늘어나고 쌀값이 떨어진다고 했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언론이 알면서도 보도를 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재고량이 는 이유 중 하나는 북한에 쌀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남한 정부가 북한에게 쌀 차관 형식으로 2000년과 2002~2005년, 2007년 연간 30만~50만t 쌀을 지원했습니다.
재고량이 76만여 톤 늘었습니다. 소비량이 줄어든 것을 빼고 해마다 30~50만톤을 지원했던 것처럼 지난해와 올해도 북한에 지원했다면 재고량 때문에 쌀값이 떨어지거나 농사짓는 분들이 걱정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12년 만에 모내기를 했다가 칭찬은커녕 '쇼'였다고 비난만 받았습니다. 오늘 모내기를 하고 나서 재고량이 늘어난 진짜 이유를 알고 나니 제발 '쇼' 하지 말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남북 관계 악화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것만 있는 줄 알았드니 쌀이 남아도는 이유가 된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쌀 재고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북한에 빨리 쌀을 지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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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내기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는 모습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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