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금성출판사).
권우성
감표를 맡았던 이 학교 A교사에 따르면 역사교과서 결정이 난 다음날 학교장은 행정실 직원에게 투표용지를 가져올 것을 주문한 뒤 투표용지를 재확인, "금성출판사 교과서가 5표, 다른 교과서가 6표"라며 애초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변에 알렸다.
그러자 A교사와 참관한 교사들이 "개표된 투표용지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고, 학교장이 당초 결정대로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쓰기로 하고 사태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8개월 뒤인 최근 울산시교육청이 갑자기 감사반을 학교에 투입해 이 문제를 감사하고 나선 것.
이에 대해 A교사를 비롯한 이 학교 일부 교사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A교사는 "당시 학교운영위원회가 끝난 후 학교장이 저녁 8시경 아무도 없는 학교로 왔다 돌아갔다는 증인도 있다"면서 "그런데 다음날 투표 결과가 잘못됐다고 했다"며 개표용지 조작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표결이 끝난 결과를 왜 바로 그날 확인하지 않고 이튿날 확인하겠다고 나섰느냐"면서 "믿기지 않았다면 회의 당일 재검표를 요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8개월 뒤 감사를 벌이는 울산교육청에 대해서도 표적감사 의혹을 제기했다.
학교장 "수업 지장 주지 않기 위해 넘어간 것"... 학부모 "분명히 확인한 내용" 하지만 이 학교 교장은 이런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그날 회의에서 나와 학교운영위원장은 개표 용지를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금성출판사 교과서가 채택되면)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돼 다음날 출근해 투표 용지를 살펴보니 금성출판사가 5표, 다른교과서가 6표더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선관위에 질의하니 '한번 결정나면 안 된다'고 해서 학생들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그냥 넘어간 것"이라며 "당일날 학교로 온 일도 없고, 현재 감사도 나 모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시 이 학교 학부모운영위원으로 A교사와 함께 감표를 맡았던 B씨는 "표결 때 투표한 것을 확인한 결과 금성출판사 교과서 채택이 6표인 것을 분명히 확인했다"면서 "확인 후 표를 모아서 간사인 행정실장에게 줬고, 간사가 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왜 이제 와서 교육청이 감사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면서 "얼마 전 교육청 감사반원에게 당시 일을 사실대로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 감사부서는 "첩보에 의해 감사가 진행 중이며 감사가 끝나면 결과를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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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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