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류값 50% ↓ 사료값 100% ↑, 어민 어떡해

거문도의 가두리 양식장을 가다

등록 2009.06.18 13:43수정 2009.06.1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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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의 동도 어민들이 사료를 옮기고 있다.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의 동도 어민들이 사료를 옮기고 있다.임현철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눈을 돌린 지 어언 20여 년. 1990년을 전후로 시작된 가두리 양식은 섬을 떠난 젊은이들이 다시 어촌으로 돌아오는 기현상을 낳는 등 고소득 효자산업으로 각광 받았다.

이도 잠시, IMF 구제금융 위기를 고비로 하향 곡선에 접어들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두리 양식장 난립, 값싼 중국산 활어 수입, 높아만 가는 사료값, 태풍과 적조 등 자연재해는 양식 어민을 삼중고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게다가 내해 가두리 양식장은 부유물로 골치다. 이로 인해 연안 가두리 양식은 점차 경쟁력을 잃는 추세다. 하지만 바다물이 깨끗한 거문도 등 외해(外海) 가두리는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10℃ 이상의 수온 유지와 청정해역이기 때문이다.

남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연안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류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으로 돌돔 등 폐사가 늘고 있으나, 거문도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거문도 양식 사례를 통해 가두리 양식의 그 허와 실을 살펴보자.

사료값은 100% 이상 급등, 어류값은 약 50% 하락

 가두리에서 기르는 어류는 3년 정도를 키워야 물건으로 판매할 수 있다.
가두리에서 기르는 어류는 3년 정도를 키워야 물건으로 판매할 수 있다.임현철

지난 13일 찾은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의 동도 김경자씨는 1994년 가두리 양식을 시작해 현재 우럭, 감성돔, 참돔 등 50여 만 마리를 양식하고 있다. 10m×10m 크기 가두리 12개가 부족해 12.5m×12.5m 규모의 가두리를 만드는 중이다.

김씨는 5㎝ 크기 치어를 입식, 3년여를 키워, ㎏당 평균 1만 원의 수입을 올린다. 다행히 양식 어류 품질이 좋아 전량 서울 등 수도권으로 판매된다. 이에 따라 연 매출액이 6억여 원에 달한다. 연간 수입은 1억여 원을 웃돈다.


하지만 사료값, 인건비, 기름값, 약값 등의 지출 중 사료값(배합사료+생사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인 4억여 원에 달한다. 1994년 양식을 시작할 당시 배합사료 값은 20㎏당 11,000원, 생사료 3,500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배합사료가 28,000원(현금가), 생사료 16,000원으로 급등했다.

이에 반해 양식 어류값은 ㎏당 평균 18,000원에서 10,000원으로 줄었다. 어류값은 절반 가까이 내렸는데 사료값은 2배 이상 오른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도 규모 있는 외해 가두리 양식은 괜찮은 편이다. 그렇지만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태풍 때문이다.


양식 어민 사료비 비율 70% 육박, 사료비 인하 등 정책지원 절실

 신정철 씨가 힘없이 물고기 사료를 주고 있다.
신정철 씨가 힘없이 물고기 사료를 주고 있다.임현철

동도 양식 어민 신정철 씨는 지난해 태풍이 덮쳐 큰 피해를 봤다. 8억여 원 어치의 어류를 잃었다. 그는 이때 심정을 "적자 정도가 아니라 거지 됐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태풍 피해로 정부에서 지원받은 1억5천만 원으로 감성돔 10만 마리, 참돔 1만 마리를 들여와 다시 시작하고 있다. 신씨는 그러나 "힘이 나지 않는다"며 "아내 보기가 민망할 지경이다"고 한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처지. 신정철 씨는 매일 오전 7시와 오후 5시경 사료를 주고 있다. 또한 수입과 연결되는 폐사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성돔 폐사율은 20% 내외며, 참돔은 30% 내외. "육지 연안에 비해 폐사율은 10~20%가 적은 편이다."고 말한다.

사료값도 엄청나다. 20㎏ 1포에 33,000원(외상)하는 수협 사료를 먹이로 주고 있다. 수온이 낮을 때는 1일 20여만 원, 수온이 높을 때 자라는 물고기 특성상 여름철에는 60여만 원이 들어간다. 그는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해 없는 사람만 힘든 세상이다."고 넋두리다.

이렇듯 외해 가두리 양식은 폐사율이 적고, 품질이 좋아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태풍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특히 "수협 등에서 제공하는 사료값이 너무 비싸다."고 하소연이다.

양식 어민들이 버틸 수 있는 사료값 인하, 값싼 사료 개발 등 다양한 생존 지원방법 마련이 절실한 때다.

 통계청 자료에서 보듯, 판매금액과 평균단가가 하락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서 보듯, 판매금액과 평균단가가 하락하고 있다. 임현철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가두리 양식 #사료값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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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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