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도와 재원도와 증도 사이앞 바다는 신안 최고의 병어어장이다. 병어잡이 그물 너머로 보이는 섬이 임자도와 재원도다.
김준
방축리를 출발한 배는 도덕도를 지나 임자도와 재원도를 앞에 두고 멈췄다. 유월햇살이 제법 따갑다. 여름을 말하기엔 이르지만 그렇다고 봄볕을 되새길 수도 없다. 최씨와 또 다른 선원은 익숙한 솜씨로 그물과 연결된 밧줄을 이물에 설치한 기계에 감아올린다. 햇빛에 은비늘을 반짝이며 퍼덕거리는 병어를 볼 요량으로 황새마냥 고개를 쳐들었다. 영 소식이 없다. 고개만 아프다. 첫 번째 그물에서 두 마리 올렸다. 형편없는 수확이다. 두 번째 그물을 올리고서 최씨가 한 마디 한다.
"작년보다 형편없어라. 수온 때문인지, 기름사고 때문인지"
병어는 졸여도 좋고 매운탕을 끓여도 좋다. 회로 먹으면 뒷맛이 달작지근하다. 유월 병어 맛을 모르고 어찌 여름을 날 생각을 하겠는가. 병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은 신안의 바다다. 신안 임자도 재원도와 증도 사이에서 잡은 병어가 맛이 좋다. 이곳에는 젓새우가 많이 잡혔던 곳이다. 바닥이 사질펄이다. 병어가 산란하기 좋은 곳이다. 송원대 보물선이 침몰했던 곳이다. 신안에서 잡히는 병어는 한철에 10만 상자 액수로는 110억 원에 이른다. 신안 사람들에게 바다는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