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MB는 '소통의 달'인이 아니라 '불통의 달인'

등록 2009.06.19 20:52수정 2009.06.1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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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2009년 최고의 명언(?)을 남겼다. 공 의원은 19일 새벽  MBC <100분토론>에 패널로 참석하여 이명박 대통령이 소통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에 그야말로 그 난관과 반대에 부딪혀서도 4천여 회의 소통과정을 거쳐 가지고 주변상인들을 설득하면서 청계천을 이뤘다"며 "소통의 달인"이라 평했다. 그리고 이 소통의 달인 때문에 "지난 정권을 교체할 수 있었다"는 주장까지 했다.

 

공성진 의원 발언이 나가자 <100분토론> '한줄참여'란에 누리꾼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윤아무개씨는 "청계천 성과를 자꾸 운운하는데...참 빛 좋은 개살구"라며  "쫓겨난 소수의 서민들 심정은 안중에도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 정부는 국민을 포용하는 정책이 아니라 상업적인 성향이 너무 짙기 때문에 국민의 외면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최아무개씨는 이 대통령이 국민과 전혀 소통하지 않는데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라는 공 의원의 이런 인식은 바로 "저 사람이 하는 말이 한나라당의 실체"라고 하여 단순히 공성진 의원만 아니라 현 정권 모든 구성원이 소통 부재에 빠졌음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아무개씨도 "광장 민주주의가 무섭다고 모든 것을 차단하고 국희의원들의 약속은 약속이고 대통령이 한 약속은  약속 아닌가"라며  먼저 "한나라당이 국민과의 소통을 한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먼저 지켜라고 닥달해야 된다"고 했다. 청와대보다는 민심을 더 읽는 한나라당이 먼저 소통을 하라는 직언을 못하니 한심한 일이다.

 

<야후> 누리꾼 'fuelll111'은 더 매섭다. 그는 "너를 아부의 달인으로 인정한다"했으며 'sbafco'는 "너희들 끼리는 소통의 달인이 맞다. 대다수의 국민과의 거리가 너무 멀다"고 했다. 정책만 10%를 위한 것이 아니라 소통도 10%만 하는 이명박 정권을 비판한 것이다. 공성진 의원이 소통의 달인이라고 한 말이 헛말이 아닐 수 있는 것이 자기들 끼리는 잘 통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공성진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을 소통의 달인이라고 했는데 그가 오늘도 불통 중인 이명박 대통령 미니홈피(http://www.cyworld.com/mbtious)를 한 번이라도 들어갔다면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미니홈피는 개설 후 프로필만 올라온 상태로 사실상 방치 상태로 이 대통령이 불통의 달인임을 증명하는 상징이다.

 

a  이명박 대통령 미니홈피

이명박 대통령 미니홈피 ⓒ 이명박 대통령 미니홈피

이명박 대통령 미니홈피 ⓒ 이명박 대통령 미니홈피

 

미니홈피만 불통이 아니다. 서울광장 차벽은 귀를 아예 닫아버리겠다는 선언이었으며, '광우병 보도'를 MBC <PD수첩> PD와 작가 등 5명을 끝내 불구속 기소한 것은 비판언론은 싹을 자르겠다는 증거이다. 앵무새 언론과는 소통하고, 비판 언론과는 불통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소통의 달인이라고 하면 제대로 된 정신을 가진 사람은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뿐인가. 방송법을 비롯한 4개 언론관계법 개정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사회적 논의기구인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미디어위) 좌초는 국민 의견 뿐만 아니라 야당과도 소통을 하지 않고 밀어붙이려는 것은 이명박 정권이 소통의 달인이 아니라 불통의 달인임을 보여주고 있다. 

 

불통 증거물이 하도 많아 무엇을 예로 들어야 할지 모를 정도이다. 용산철거민참사에서 희생된 철거민들이 150여일 동안 냉동고 안에 들어있는데도 관심이 없다. 과연 그들이 돈과 권력있는 사람들이었다면 150여일을 냉동고 안에 그대로 두었을까. 쌍용자동차는 어떤가. 정부가 철거민들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과 소통했다면 완전한 해결은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아닐 것이다.  

 

공성진 의원이 무슨 생각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소통의 달인이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불행이다. 이 대통령 자신이 불통의 달인인지도 모르고, 참모들과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소통의 달인이라면서 아부만 하고 있다. 조선시대 도끼자루 메고 왕에게 상소했던 신하들이 있었다. 목숨 걸고 직언한 것이다.

 

조선시대처럼 도끼를 메지는 못해도 민심은 제대로 전해야 한다. 대통령은 소통의 달인이 아니라 불통의 달인이라고. 불통의 달인을 소통의 달인이라고 아부하는 아부쟁이만 있다면 이명박 정권의 앞날은 비극이요, 희망이 없다.

2009.06.19 20:52ⓒ 2009 OhmyNews
#이명박 #공성진 #소통 #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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