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보관 정자로 시험관 아기 탄생 23주년

저출산과 불임부부 시술 지원 등을 조명한다

등록 2009.06.20 09:46수정 2009.06.20 09:46
0
원고료로 응원
a 시험관아기 시술지원 보건복지가족부의 불임부부 시험관아기 시술지원 안내문

시험관아기 시술지원 보건복지가족부의 불임부부 시험관아기 시술지원 안내문 ⓒ 김영섭


20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냉동보존한 정자를 이용한 시험관아기 출산 성공 23주년을 맞았다. 이 같은 쾌거는 1986년 6월 20일, 고려대 의대 구병삼 교수팀이 거둔 것이다. 국내 첫 시험관아기 탄생은 1985년 10월 12일 서울대 의대 장윤석교수팀의 쌍둥이 출산 성공으로 막을 올렸다. 하지만, 고려대 구 교수의 업적은 대단하다. 얼려놓은 정자를 풀어 다시 수정 및 착상을 시도해 성공한 것은 국내 체외수정(시험관아기, IVF)의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큰 성과다.

저출산 고령화시대를 맞아, 아기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불임부부에겐 시험관아기 시술이 희망의 불빛이다. 정부는 올해 '불임부부 시험관아기 시술 지원'의 수혜 폭을 더 넓혔다. 정부는 한 달 평균소득이 471만원(2인 가구 기준)보다 낮은 불임가정(만 44세 이하 여성)에 시험관아기 시술을 한 번 받을 수 있는 돈의 50%에 해당하는 150만 원 범위 안에서 3회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 특히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기초생활 수급자의 경우에는 270만 원 범위 안에서 3회까지 지원해준다.

불임부부에 대한 이 같은 지원은 저출산과, 갖고 싶어도 아기를 갖지 못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대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배우자가 있는 15~44세 가임 여성 가운데 13.5%가 불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200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통계). 또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불임 진단을 받은 여성은 2002년 9만 6천 명이었던 것이 2003년 11만 7천 명, 2004년 13만 명 정도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불임의 원인으로는 늦은 결혼, 스트레스 등이 꼽히고 있다.

시험관아기 시술의 성공률은 외국의 경우 28% 정도(35세 미만 여성으 경우)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일부 전문병원은 이보다 훨씬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고 내세우고 있다. 1978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시험관아기 루이스 브라운이 태어난 이래, 이 시술은 괄목할만한 발전을 보여왔다. 착상을 시키지 않고 남긴 배아를 냉동보관했다가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 미세조작술(micro surgery) 진전 덕분에 예전보다는 불임부부의 스트레스가 훨씬 줄었다. 또 기겁할 만한 다태(多胎)임신을 거의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에 이르렀다. 1980년대 말에는 무려 다섯 쌍둥이 시험관아기가 태어나 세인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2008년 한국의 합계출산율, 즉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는 1.19명에 불과하다. 이는 2007년(1.25명)보다 더 줄어든 수치다. 저출산은 세계 경제위기를 맞아 더욱 우려되고 있다. 젊은층이 경제문제 등을 이유로 결혼, 임신, 출산을 기피하거나 지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절히 아기 갖길 바라는 불임부부에 대한 지원을 훨씬 더 늘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시험관아기 #저출산 #불임부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비정규직 대학교수, 학생들의 취업문제,시민저널리즘(civic journalism),대중문화,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소통(communication)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2. 2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3. 3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4. 4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5. 5 [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