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내다보지 못하는 인천시의 개발행정으로 자연과 시예산만 축난다.
이장연
2007년 9월 12일 인천광역시는 인천시장과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계양산과 철마산을 잇는 '생태통로 및 녹지축 공사' 기공식을 갖고,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국 최대규모 생태통로 공사를 시작했다.
인천시는 1995년 징매이고개를 가로지르는 8차선 도로(경명로)가 개설되면서 생태복원이 필요하다는 지역환경단체들의 주장을 빌미로 삼았다. 한남정맥의 줄기이자 인천의 주요 생태축의 하나인 계양산-철마산 일대에는 여러 야생동식물들이 살고 있었다.
숲과 공촌천, 마을을 밀어버린 도로공사 당시 S자 녹지축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징매이고개 아래로 터널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지만, 인천시는 이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리고 12년 뒤에서야 난데없이 생태통로를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징매이고개 생태통로는 너비 100m, 길이 80m, 전체 높이 12m 규모의 아치형 터널로, 현재 내달 21일 준공을 앞두고 흙을 5m 두께로 덮은 터널 위에 나무 등을 심고 있다.
그런데 최근 큰 비가 오는 등 장마가 시작돼 생태통로가 예정된 기일에 준공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루에 두번 자전거를 타고 오가면서 생태통로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데, 급하게 공사를 마무리 지으려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비에 토사가 흘러내리는 절개지 경사면과 생태통로를 잇기 위해 흙덮기를 해대는 장면들은, 주변 생태계나 서식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가운데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