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사라진 곳에 자리한 소래습지생태공원 둘러보니

저어새 서식처 매립하고 갯벌 위엔 생태공원 만들고

등록 2009.06.25 15:28수정 2009.06.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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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자전거 주차대를 자랑하는 인천시 남동구청에서 삭막한 택지개발이 한창인 논현동 일대를 지나 소래포구로 나아가다, 소래대교 전에 영동고속도로 아래 샛길로 접어들면 소래습지생태공원(해양탐구자연학습장)이 나온다.

 남동구청에서 소래포구로 나아가는 길, 자전거도로가 나있지만 무단주차된 차량들이 곳곳에
남동구청에서 소래포구로 나아가는 길, 자전거도로가 나있지만 무단주차된 차량들이 곳곳에이장연

 택지개발 중인 논현동 일대
택지개발 중인 논현동 일대이장연

바닷물이 통하는 갯골 위를 가로지르는 새 소염교를 건너면 갯벌체험장과 전시관이 보이고, 그 뒤로는 염전과 염전저수지, 염생습지, 기수습지, 담수습지, 정화습지 등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갯가의 넓고 평평한 땅으로 해안습지의 하나이자 생명의 보고인 갯벌 위에, 인천시는 지난 1999년부터 올해 5월까지 소래습지생태공원(http://www.incheon.go.kr/sorae/)을 조성해왔다.

 소래갯벌 위에 인천시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조성했다.
소래갯벌 위에 인천시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조성했다.이장연

 아이들이 갯벌체험장에서 뛰놀고 있었다.
아이들이 갯벌체험장에서 뛰놀고 있었다.이장연

 소래습지생태공원전시관
소래습지생태공원전시관이장연

총 면적 1.561㎡ 중 공유수면은 776천㎡에 달하고, 사업비는 총 99,841백만원으로 공원관리사무소와 샤워장, 생태전시관, 습지-조류-생태관찰대, 탐방로, 부인교, 갯벌체험장, 염전 등을 조성하는 것이 주요사업이라 했다.

그리고 습지생명과 갯벌 환경의 모든 것을 총마라한 대표적인 해양체험 학습관으로, 자라나는 세대에게 자연을 배우고 익히고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최고의 습지생태 전시실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인천의 갯벌이 무분별한 매립으로 사라져가면서 갯벌에 서식하는 조류들도 쉽게 볼 수 없게 되었다.
인천의 갯벌이 무분별한 매립으로 사라져가면서 갯벌에 서식하는 조류들도 쉽게 볼 수 없게 되었다.이장연

 갯벌이 점점 메말라 간다.
갯벌이 점점 메말라 간다.이장연

공원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갯벌로 보존하면 안돼나?

지난 16일 자전거를 타고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찾았을 때, 갯벌체험장에는 한 무리의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생태공원으로 나들이를 나온 듯 싶었다.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찾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씁쓸했다. 무엇보다 자연스레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며 갯생명들이 먹이활동을 하고 생명을 이어가는 터전에 '자연환경보호와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겠다며 공원과 전시관을 떡하니 지어놓아서 말이다. 바닷물을 가로막은 새만금과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말이 떠올랐다. 

 갯벌을 매립해 아파트를 짓는다.
갯벌을 매립해 아파트를 짓는다.이장연

 갯벌의 염생습지는 이제 공원의 한 부분으로 전락했다.
갯벌의 염생습지는 이제 공원의 한 부분으로 전락했다.이장연

국내 최대 천일염 생산지라는 옛 명성을 잃은 소래염전만 복원해도 될 듯 싶은데, 인천 내륙의 마지막 갯벌인 송도갯벌(11공구)마저 매립하면서 그간 시예산을 들여 황량한 공원을 만들어 놓았다. 사람들이 이용하고 보기 좋은 것들로 가득찬 전시실도, 인천의 습지와 소래갯벌 등을 소개하고 있지만 정작 멸종위기종 저어새의 서식처인 갯벌이 매립될 위기에 처했지만 이마저 외면하고 있다.


전시실 조류 서식지 코너에 자리한 저어새 모형이 안쓰럽게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드넓은 공원을 둘러보았지만 갯생명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없었다. 점점 말라가는 갯벌과 갯벌 위를 지나간 중장비의 발자국만이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그래서 갯벌을 아끼고 보호하는 생명존중의 인식을 정립하고 갯벌 생물과 공존하는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만들었다는 배움의 장은 너무나 쓸쓸했다. 밀려드는 개발압력에 자연 그대로의 갯벌이 아닌 인공공원으로 변한 소래갯벌은 그렇게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듯 보였다.

 덩그러니 서있는 조류 관찰대
덩그러니 서있는 조류 관찰대이장연

 소래생태습지공원 옆으로 도로가 나고 있다.
소래생태습지공원 옆으로 도로가 나고 있다. 이장연

 공원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자연 그대로의 갯벌을 물려줄 순 없는지??
공원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자연 그대로의 갯벌을 물려줄 순 없는지??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소래습지생태공원 #소래갯벌 #갯벌 #저어새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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