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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등 언론이 집중적으로 고양이 문제를 보도하는 바람에 거문도 관광지 이미지가 퇴색되고, 고양이 천국으로 인식되고 있다. 거문도는 관광지지 고양이 천국이 아니다."
거문도 주민 박 모씨의 거친 항변이다. 그는 작심한 듯 가슴에 있는 말들을 풀어냈다.
"고양이는 육지나 섬 어디에든 있지 않느냐? 그런데 왜 전체 고양이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벗어나 우리 거문도 고양이만 보도하는지 모르겠다. 거문도만 부각시켜 거문도 사람들은 기분이 안 좋다. 언론 때문에 거문도는 이미지 피해를 보고 있다."
박 모씨만 이럴까? 다른 사람에게도 물어야 했다. 김 모씨에게 입장을 들었다.
"실은 별 문제 없다. 언론이 떠든 후 외부에서 시끄럽지 여기는 조용하다. 환경 피해가 심각한 것도 아닌데 왜 밖에서 떠드는지 모르겠다."
짜증 섞인 무신경한 대답이 돌아왔다. 거문도 이미지 훼손에 대한 우려도 섞여 있었다.
환경단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후 방사
지난 13일 방문한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서 물에 둥둥 떠 있는 고양이 시체 한 마리를 우연히 발견했다. 썩는 냄새는 나지 않았다. 관심이 쏠렸다. 고양이는 거문도에서 개체수 증가로 인한 처리 문제로 의견이 분분했기 때문이었다. 동도 죽촌 김우영 이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 길고양이로 인해 좋은 점은 무엇인가?
"그물 등 어구 손질을 할 때 한꺼번에 다 고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워두기도 한다. 그러면 비린내가 나, 쥐가 끓는다. 쥐가 먹이를 찾다가 그물에 구멍을 내, 그물을 못 쓰게 만들기도 했다. 100만원이 넘는 그물을 망치면 누가 좋아 하겠는가. 고양이가 이걸 막아주는 긍정 효과도 있다."
- 길고양이로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
"생선 손질한 후 말릴 때 높게 매달아야 한다. 낮게 매달아 놓으면 먹어버린다. 또 발정기 때 괴성이 부담스럽다. 어떤 땐, 낮게 날아다니는 제비를 잡아서 죽이기도 한다."
- 길고양이 처분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지난해에는 국립공원에서 마리당 10~20만원 받고 안락사를 시켰다. 올해에는 환경단체에서 모금해서 들어와 100여 마리를 중성화 수술시켜 방사했다. 적정 개체수만 유지되면 좋겠다."
영산강유역환경청 지난 해 길고양이 살 처분
현재 거문도에 있는 고양이는 몇 마리나 될까?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하 국립공원) 관계자는 "마을별 모니터링을 통해 600여 마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영상강유역환경청에서 280여만원의 예산으로 고양이 50~60마리를 잡아 살 처분했다"며 "올해도 구제사업을 할 예정인데 아직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안가에서 본 길고양이 시체에 대해 "이는 거의 드문 일이다"며 "우리도 못 보는데 어떻게 보았느냐?"고 반문했다. 내친 김에 지난해 살 처분한 길고양이는 "폐기물처리를 위해 육지로 이관했다"고 답변했다.
현재 거문도 길고양이 처리 문제는 정부의 '살 처분'과 환경단체의 '중성화 수술'로 맞서고 있다. 실제 처리 방법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거문도 양식 어민 수달 피해 호소…인간과 자연 공존 방안 찾아야 할 때
그런데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가두리 양식을 하는 어민은 새로운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수달이 가두리 양식장에 있는 고기를 먹어 치운다. 수달이 많아 우리도 골치 아프다. 수달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물을 쳐서 고기를 보호하고 있다."
천연 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수달은 일본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종이다. 이런 수달이 거문도에 서식하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양식 어민들에게 피해를 입힌다고 한다.
다도해상국립공원 거문도는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아름다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셈이다. 어찌됐건, 거문도는 인간과 환경 생태계가 공존할 방법을 찾는 시험대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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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살처분' VS '중성화 수술'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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