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재. "관심있으니까 힘든 것도 참을 수 있다."
주재일
손대근(정보통신과) 학생은 인터뷰 직전 머리가 단정하지 않다고 선생님에게 지적받고 미용실에 갈 뻔했다. 대근이는 시험이 끝날 때까지 머리카락은 물론 손톱까지 깎지 않아야 한다는 자신의 '징크스'를 설명하고서 원래 모습대로 참여했다. 만약 인터뷰 때문에 대근이가 징크스를 깼다면 많이 미안할 뻔했다.
선생님이 시켰다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강압이 없다. 동의하지 않으면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선생님도 잘못은 솔직하게 말하고 학생들에게 이해를 구한다. 상대가 학생이라고, 어리다고 자기 생각을 밀어붙이지 않는 분위기가 깔려 있었다.
이런 학풍 덕분일까.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2년 동안 무료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출구를 찾지 못하고 방황했던 친구들은 이곳 서울산업정보학교에서 꿈을 향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한 학기 공부를 마쳤는데, 중간 평가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박인재(자동차과) : "본교에서 공부한 것보다는 재미있다. 힘들기야 거기서 거기지만 여기서 공부할 때가 시간이 훨씬 빨리 간다. 무거운 자동차 부속품을 만질 때 힘들기도 하지만, 차에 관심이 많으니까 참을만 하다."
강현모(연극영화과) : "예전에는 수업을 아예 듣지 않았다. 이곳에서 단편영화를 찍었는데, 수업이 즐거웠다. 숙제도 했다.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오는 건데, 프리스타일의 연애라는 곡으로 개인과제를 제출했다. 이제는 대학 진학도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강산(귀금속공예) : "처음엔 쉬울 줄 알았는데 할수록 어렵다. 그래도 적성에 맞으니 좋다."
건축, 영화, 미용... 적성 찾으니 배우는 재미도 ↑산이 외에도 대부분 학생들이 지금 공부가 적성에 맞는다고 말했다. 국영수를 공부하는 것보다 100배는 재미있다고 했다. 건축, 영화, 미용, 자동차 등 적성을 찾아 배우는 재미를 터득하니 이제는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이 다들 굴뚝같다. 아무리 그래도 4년제 대학은 언감생심이다. 국영수 중심으로 평가하기 때문. 전문대를 들어가 이후 진로를 모색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친구들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