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 낚싯대 깨물고 놀던 아이, "자석이 없어졌습니다"

영유아 삼킴사고 순식간에 일어납니다

등록 2009.07.02 15:12수정 2009.07.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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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장난감 자석 낙싯대를 자근자근 씹던 녀석, 그런데 새카만 자석이 없어졌습니다.

장난감 자석 낙싯대를 자근자근 씹던 녀석, 그런데 새카만 자석이 없어졌습니다. ⓒ 윤태


어제 낮에 돌쟁이 2살인 막내녀석(생후 15개월)이 자석을 삼켰습니다. 장난감 낚시 속에 들어있던 수박씨만한 자석을 삼켜버린 겁니다. 뭔가를 자근자근 씹고 있어 빼앗아보니 플라스틱 낚싯대를 씹고 있었는데 케이스 안에 있던 자석이 없어졌습니다.


플라스틱 케이스는 벌어져 있고 그 안에 있던 자석도 없어진 겁니다. 부랴부랴 입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자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원영아, 이 안에 들어있는 거 먹었니?"
"응."
"원영아, 이 안에 들어있는 거 안 먹었니?"
"응."

물어보나 마나 뭐든지 "응"하고 대답하는 녀석. 병원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였습니다. 목에 걸렸다면 켁켁거리고 기침을 할만도 한데 녀석은 그런 증상 없이 잘 놀고 있었습니다. 배속에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병원에 가서 초음파를 해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가 똥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콩나물 대가리나 수박씨 혹은 콩 같은 것도 똥으로 숭숭 잘 나오는 녀석이라 똥으로 나오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저것 많이 먹였습니다. 찐 고구마, 감자, 수박 등등 최대한 많이 먹였습니다. 아기들은 장이 길지 않아 먹으면 금세 똥을 누기 때문이죠.

a  이것이 뱃속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해보세요. 끔찍합니다.

이것이 뱃속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해보세요. 끔찍합니다. ⓒ 윤태

그 사건이 있은 후 오늘까지 모두 두 번의 똥을 누었습니다. 수박씨는 나왔지만 자석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혹시 똥속에 묻힐까 똥을 물에 으깨어 샅샅이 뒤져보았습니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어른 똥 못지않게 제대로 된 똥을 누는 녀석이라 똥 속에서 자석을 찾는 일은 그야말로 곤욕이었습니다.


왜 뱃속의 자석이 나오지 않는 걸까? 꾸불꾸불한 장속에 박혀있는 것일까? 아니, 수박씨도 다 나오는데 자석만 안나올 리가 있나 생각했습니다.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자석은 엉뚱한 곳에서 발견됐습니다. 큰아이 이야기를 들어보니 쇼파 밑에서 막내 녀석이 자석을 꺼내더라는 것입니다.

입에서 가지고 놀다가 딱딱하니까 뱉어버린 모양인데 소파 밑으로 굴러들어간 것 같았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10년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녀석이 입가에 뭔가를 가져가면 서둘러 빼앗게 되더군요.


그렇습니다. 이번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언제 어디서 어떤 이물질을 삼킬지 모릅니다. 특히 자석을 여러 개 삼켰을 경우 장사이에 달라 붙으면 장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 전자시계나 장난감 등에 들어있는 작은 단추모양의 수은 건전지 등을 삼켰을 경우 그 안에 들어있는 수은이나 납 등 중금속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영유아 삼킴 사고는 정말 눈 깜빡할 사이 발생합니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아이들은 습관적, 본능적으로 문가를 입안에 넣곤 하죠.

바늘, 단추, 수은건전지, 나사, 콩알만 한 장난감 부품 등은 영유아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잘 보관하시고 아이들을 잠시라도 시야에서 멀어지게 하면 안 되겠습니다.

영유아 사고, "눈 깜빡할 사이 일어납니다."

a  바로 이 녀석이 식구들을 놀라게 한 주인공입니다. 새롬이 동생이죠.

바로 이 녀석이 식구들을 놀라게 한 주인공입니다. 새롬이 동생이죠. ⓒ 윤태

덧붙이는 글 |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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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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