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로 만든 식품' 전성시대, 고추장도 '우리쌀'

식품업계에 불어닥친 '신토불이'는 지금

등록 2009.07.10 17:57수정 2009.07.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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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햇쌀마루의 '떡 프리믹스' 시리즈

햇쌀마루의 '떡 프리믹스' 시리즈 ⓒ 햇쌀마루

햇쌀마루의 '떡 프리믹스' 시리즈 ⓒ 햇쌀마루
'면은 밀가루, 과자도 밀가루' 공식이 깨지고 있다. 건강과 맛을 중시하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려는 식품업체들이 쌀로 만든 제품들을 앞다퉈 출시함에 따라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농심에서 내놓은 베트남 쌀국수 컵면 '포들면컵'은 쌀이 80%를 차지한다. 한 달 뒤에는 면사랑이 우리쌀 30%를 넣어 만든 '우리쌀쫄면'을 내놨다. '토종 쌀국수'도 있다. 강원도 철원 오대쌀로 만든 즉석 쌀국수 '포포면'이 대표적인 예다.

 

쌀과자 시대는 이미 열린 지 오래, 쌀 초코파이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이마트와 롯데제과가 함께 내놓은 쌀 초코파이의 경우 월 평균 1억 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30∼40% 올라갔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집에서 만들어 먹기 힘들었던 떡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한 제품도 나와 있다. 햇쌀마루가 내놓은 '떡 프리믹스'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다. 역시 밀가루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100% 국산 쌀가루로 만들었다.

 

고추장도 예외는 아니다. 청정원의 경우 5월 중순부터 주원료를 국산쌀로 100%로 바꾼 '청정원 순창 우리쌀로 만든 고추장'을 선보였다. 장기간 운반되는 수입밀 대신 국산쌀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품질이 훨씬 우수하다는 평가다.

 

a  청정원이 5월 출시한 '순창 우리쌀로 만든 찰고추장'

청정원이 5월 출시한 '순창 우리쌀로 만든 찰고추장' ⓒ 청정원

청정원이 5월 출시한 '순창 우리쌀로 만든 찰고추장' ⓒ 청정원

 

1960년대부터 국내 쌀 자급량이 부족하다는 이유 그리고 원가 절감 차원에서 쌀 대신 밀쌀(밀)과 소맥분(밀가루) 등을 사용했던 '전통'이 깨지고 있는 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쌀로 만든 고추장이나 과자, 면 등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밀가루나 옥수수로 만든 제품에 비해 쌀 제품이 맛이 달지 않은 데다 소화가 잘 돼 건강에 민감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쌀 재고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신토불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1980년 132.4kg이었던 우리 국민의 1인당 쌀 소비량이 2007년에는 76.9kg으로 절반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7.5kg(78.9kg에서 61.4kg) 줄어든 일본과 비교하면, 그동안 얼마나 급격하게 식생활이 서구화됐는지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적정 재고량 550만 섬을 크게 웃도는 쌀이 창고에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작년 국제 밀 거래가격이 급등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던 식품업계가 쌀을 주목하게 된 것이다. 현재 쌀 산업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반가운 변화임에 분명하다.

 

청정원 관계자는 "쌀 고추장이 연간 1200억 원 정도 팔린다고 감안하면, 그에 따른 쌀 소비 증대량은 연간 3천 톤 규모에서 2011년 4천 톤까지 늘려 나갈 수 있다"면서 "국산 쌀 소비 확대와 국민 건강증진이란 측면에서 쌀로 만든 식품류는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품업계에 불어닥친 '신토불이' 열풍이 FTA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주름살을 얼마나 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쌀 #밀 #밀가루 #고추장 #신토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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