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속 경기도의원이 또 '음주사고'를 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집행부의 예산결산안을 다루는 예결위 회의장에 술을 마시고 나타나 의사진행을 맡은 위원장에게 추태를 부렸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의회 청사.
김한영
한나라당 소속 경기도의원이 또 '음주사고'를 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집행부의 예산결산안을 다루는 예결위 회의장에 술을 마시고 나타나 의사진행을 맡은 위원장에게 추태를 부렸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같은 당 소속이었던 노영호(현재는 탈당해 무소속· 안산8)의원이 지난 5월 6일 지역구 어버이날 행사장에서 술에 만취해 관할 동장을 폭행하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음주사고'를 낸 지 불과 두 달여 만이다.
한나라당은 노 의원 사건의 파문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인데다, 가뜩이나 무상급식비 삭감으로 경기도민들의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또다시 소속 의원의 음주 추태 사건이 발생하자 매우 당혹스러워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만취한 상태에서 예결위 위원장에게 행패 부려경기도의회는 17일 오후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회의를 긴급 소집해 지난 16일 예결위 회의장에서 술에 만취해 장호철(한나라당·평택2) 위원장에게 욕설을 하며 난동을 부린 김홍규(한나라당·동두천1)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나라당도 현재 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 의원에 대해 부대표직을 박탈하고, 당 차원에서 징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태순 대표 의원은 통화에서 "도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당 차원에서도 김 의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계속되는 경제 불황으로 힘들어 하는 도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지 못하고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고 면목이 없다"면서 "앞으로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은 뼈를 깎는 고통으로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보도와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예결위원인 김 의원은 16일 오후 5시 30분께 예결위 회의장에서 만취상태로 '2008년 경기도 예결산 승인안'을 심의한다며 관계 공무원을 상대로 이미 오전에 했던 똑같은 질의를 했다.
그러자 장호철(한나라당·평택2) 위원장이 "오전에도 한 질문"이라며 "다른 질문을 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발끈한 김 의원은 장 위원장에게 "위원장이면 다냐"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장 위원장이 서둘러 정회를 선포한 이후에도 자리에서 일어나 "XX놈아, 니가 뭔데 참견이야. 진행 똑바로 해"라며 욕설과 삿대질을 계속했고, 다른 의원들이 김 의원을 밖으로 끌어내면서 소동이 멈췄다.
김 의원은 회의 전 자신이 속한 건설교통위원회 상임위원회실에서 중국요리와 소주를 주문해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추태를 부린 뒤에도 횡설수설 하며 책임을 위원장에게 떠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의원들, 경기도의회 위상 추락시켜"이를 두고 야당 쪽은 한마디로 어이없고, 개탄스럽다는 반응이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변인인 고영인(안산6) 의원은 17일 구두논평을 통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끊임없이 경기도의회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다"면서 김 의원과 한나라당을 동시에 겨냥했다.
고 의원은 "노영호 의원 사건 파문이 가시지도 않은데다, 무상급식비 삭감으로 도민들의 분노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다수당의 힘만 앞세우는 한나라당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조수미 공보부장도 논평에서 "노영호 의원 사건에서 이미 보여줬듯이 이번 사건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자질에 문제가 있고, 한나라당이 자체 정화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본다"면서 "한나라당이 이번에도 경징계로 어물쩍 넘기려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일부 누리꾼들의 비판 글이 올라오고 있다. 차종순씨는 "음주근무 사절이다. 당신의 기름진 얼굴, 우리 국민의 피와 눈물이며 급식을 빼앗긴 아이의 눈물이기도 하다"면서 "정신 똑바로 차려주길 바란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번 음주추태 사건의 당사자인 김홍규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행동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모든 것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의회와 당의 어떤 처분이라도 모두 감수하겠다, 물의를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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