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정비사업'이 지난달 12일 착공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에 들아갔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4대강 정비사업계획을 발표한 이후 6개월 만에 일이다. 22조(1년 국가 예산의 10%)나 들어가는 대규모 국책사업계획을 6개월만에 모두 끝낸 것이다.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어이없다고 해야할지. 사업계획기간이 짧기 때문에 모든 절차는 형식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고, 계획 자체도 허술할 수밖에 없음은 어쩌면 당연할 결과일 수밖에 없다.
금강정비사업의 핵심은 역시 댐설치와 하도준설이다. 금강에도 5개의 보가 설치되게 되어 있으며 준설양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작년, 준설한 비용으로 운하를 하겠다던 계획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너무 많이 준설하기 때문에 수요보다 공급이 과잉되어 수지타산이 안나온다는 반대측 입장이 증명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금강에 설치되는 5개의 보 중 가장 어이없는 보가 공주보이다. 다른 보들은 괞찮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동안 반대측에서 주장하던 보의 용도와 수질개선효과의 허구성 등등은 모두 나중에 논의하더라도 금강공주보는 너무나 어이없기 때문이다.
금강정비사업에서 계획하고 있는 공주보는 현재 백제큰다리 하류 300~500이내에 건설될 예정이다. 문제는 지난해에 완공된 백제큰다리보(높이3m)짜리 대형보가 금강정비사업에 설치될 보에서 불과 5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23억원이 들어간 백제큰다리 보는 4대강정비사업에 공주보가 완공되면 목적을 잃어버린다. 23억원의 헛돈을 쓴 것이다. 더욱이 백제큰다리 상류에는 공주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사용하던 대형 보가 채 1km도 되지 않아 설치되어 있는데 이 취수보 역시 의미가 없어진다.
금강정비사업에서 내걸고 있는 댐설치의 목적은 홍수조절과 친수공간 조성이다. 하지만 공주의 경우 백제큰다리보 아래 대형 건설되면서 수량확보를 통한 친수공간은 충분히 확보되었다. 백제큰다리보가 완공되면서 공주시계 내에 더이상 수량을 확보할 의미가 없게 된 것이다.
홍수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작년에 완공된 백제큰다리 아래 보와 공주취수보에 홍수조절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백번 옳은 일이다. 또한, 지난해 완공된 보에 홍수량에 대한 검토가 없이 건설될 리가 없기 때문에 홍수조절기능을 추가할 필요조차 없다. 만약, 홍수량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고 보가 만들어졌다면, 이 보를 설치한 공무원은 징계를 받아야 마땅하다.
금강정비사업에서 공주보를 설치하면서, 이런 기존설치물에 대한 지작물 조사를 통한 타당성 검토를 하지 않았거나, 기존 설치된 시설물 활용 검토가 없었다면, 금강정비 사업계획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
국토관리청 담당자는 백제큰다리 아래 설치된 보를 존치시킬지 철거시킬 것인지조차 용역업체에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결국 기존 시설물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다. 23억원의 국가세금이 들어간 시설물을 채 1년도 되지 않아 폐기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따라서, 이런 어이없는 계획을 세운 건설기술연구원이나 국토해양부는 직무유기죄를 적용해서 처벌해야 한다.
이런 중복투자나 시설물설치에 대한 검토를 하기 위해서 금강하천정비기본계획을 세우게 되어 있고, 하천정비기본계획에서 모든 시설물 설치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4대강 정비사업은 하위 계획을 먼저 세우고 그것에 맞춰 상위 계획을 세우다보니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결과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아무튼 공주에는 이미 2개의 대형보가 설치되어 있다. 4대강 정비사업의 공주보가 뚜렷한 설치 목적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다면, 운하를 만들기 위한 전초사업으로 판단할 수박에 없다. 국민들에게 운하를 하지 않겠다던 약속이 거짓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또한, 보 설치에 투자되는 비용들은 누군가는 반듯이 책임져야 한다. 본인들의 돈이 아니라고 마음대로 써도 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하며,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09.07.20 18:13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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