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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연수구 옥련동에서 15일 물품 반입을 놓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측과 상인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충돌 후 대치상황이 전개 된 가운데 상인들이 업체 측이 반입하려던 물품을 막아선 뒤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 김갑봉

다급했던 '삼성테스코'... 중기청장의 '일시정지' 언급은 사실

삼성테스코는 20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옥련동 입점 계획을 스스로 '일시정지'키로 하면서 중기청에 '일시정지 권고' 보류를 요청했다. 이에 중소기업청은 삼성테스코 측의 의견을 받아 들여 당초 일시정지를 권고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 저지 농성 8일째 되던 20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을 비롯한 옥련동대책위와 대형마트규제인천대책위, 참여연대, 경실련, 한국진보연대 회원 등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본사가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테스코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점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하기 전 옥련동 SSM 입점과 관련해 삼성테스코 측에 대화를 위해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거절당했으며, 본관으로 통하는 모든 출입문은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철통 같이 지키고 있었다. 이에 곧장 사업조정제도와 관련해 발동 권한을 지닌 중소기업청으로 향했다.

대전 정부종합청사 내 중소기업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들은 중기청 관계자를 만나 '일시정지 권고'를 요청했다. 한편 이들이 대전으로 향하던 중 중기청장은 이미 수원에서 전국시장상인연합회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인천 옥련동과 관련해 '일시정지'를 분명히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중기청 관계자는 공식입장이 아니었다며, "20일은 삼성테스코 측이 우리가 발송한 공문에 답변을 보내는 마감 날이었다. 사실 답변이 없을 경우 '일시정지'를 검토하고 있었다. 삼성테스코 측이 스스로 입점 계획을 보류할 테니 일시정지 권고를 보류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날 삼성테스코 내부는 상당히 긴장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 됐다. 중기청장의 일시정지 권고 발언이 나간 뒤 삼성테스코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

대형마트규제인천대책위에 따르면, 이승한 삼성테스코 대표이사는 직접 중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일시정지 보류를 요청했다. 중기청이 '일시정지'를 권고할 경우, 법적 이행 효력은 없지만 정부당국의 결정인 만큼 삼성테스코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즉, 일단 급한 불은 꺼놓고 보자는 판단에 스스로 '일시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옥련동, 아직 농성과 공사는 지속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옥련동대책위와 대형마트규제인천대책위,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는 중기청 관계자를 만나 거듭 '일시정지 권고'를 요청했다. 사업조정제도와 관련해 재생타이어 등의 업종에서 중기청으로 사업조정 신청이 들어온 경우는 있었으나 유통업에서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면담 자리에서, 중기청 관계자는 "일시정지 권고는 아직까지 발동한 사례가 없다. 쌍방이 대화를 통해 자율적으로 조정케 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시정지 권고는 그 다음이고, 심의조정회의 결정을 통한 사업조정(3년 이내 사업정지와 매장·품목 축소 등)은 그 다음"이라며 자율 조정을 거듭 강조한 뒤, "현재로서는 일시정지 권고는 어렵다. 현명한 판단(일시정지와 삼성테스코 측의 답변을 포함한 판단)에 3일의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태연 인천상인대책협의회 사무국장은 "삼성테스코는 자율 조정 의지가 없음을 오늘 오전 스스로 시인했다. 우리가 사태 해결을 위해 본사를 찾아가 거듭 면담을 요청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 뒤 경호원들로 본관 모든 출입구를 봉쇄했다"며 "이 모습이 삼성테스코의 본질이다. 일시정지만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신규철 대형마트규제인천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쌍방 간 자율조정이 우선이라면 삼성테스코가 입장을 바꿔야 한다. 지금 옥련동은 상인과 업체 측 모두 신경이 매우 날카롭게 서있고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러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며 "삼성테스코가 변화된 입장을 표명하면 우리도 농성을 풀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공식문서로 답변을 보내면 받아들이겠다. 그때까지 중기청을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중기청은 다급하게 삼성테스코 측을 접촉해 중재에 나섰다. 이날 오후 6시 무렵 중기청 관계자는 삼성테스코 측에서 보내온 공식문서를 보여주며 "자율조정을 위해 삼성테스코 측도 나서기로 했으며 그 때까지 입점 계획을 중단하기로 했다. 일시정지나 사업조정 등은 자율조정이 있고 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옥련동의 8일간 농성은 마무리 되나 싶었으나 21일 현재 옥련동의 농성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테스코 역시 물건 반입을 자제하고 있으나 에어컨 등 외부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인접한 연수구 동춘동에 새 입점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옥련동에서는 입점에 따른 고객 확보를 위해 멤버십카드회원 모집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정재식 대형마트규제인천대책위 사무국장은 "삼성테스코가 저러고 있으니 우리도 농성을 풀 수가 없지 않냐?"며 "지금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결국 사태 해결방법은 '일시정지'와 '사업조정' 발동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