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가 박세준(63세. 앤텍바이오) 대표 SJP 효모균 등 150여가지 발명을 한 한국의 에디슨 박세준 앤텍바이오 대표. 그는 "코카스 산맥의 장수촌에서 168세 까지 살았다는 사람보다 한 살 더 살겠다"며 자신이 발명한 SJP 효모균을 자랑했다.
윤형권
"내가 발명한 것으로 노벨상을 받고, 169세까지 살겠다"는 야심찬 한 발명가가 있다. 그는 SJP 효모균,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치, 폐수처리시스템, 자동공압펌프, 편리한 지도제작기술, 절약형 버너 등 150여개나 발명특허를 내고 산업화 했다.
이중에는 대기업에서 특허사용료를 내고 사용하고 있는 것도 있고 발명가 본인이 직접 제품화한 것도 있다. 1977년부터 발명을 하기 시작한 그는 본인이 발명한 것으로 창업을 해 4번의 실패와 4번의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박세준(63세 ㆍ 앤텍바이오 대표이사) 대표가 그 발명가다. 박 대표는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한학과 서예를 공부했다. 초등학교도 다니지 않아 요즘 학교경력으로 치자면 '무학'이다.
지난 10일 충북 청원에 있는 박 대표 회사에서 만났다. 박 대표를 처음 보는 순간 작은 키에 눈빛이 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이 63세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생계수단으로 발명을 시작했어요. 한학과 서예를 누가 알아줍니까? 1977년 처음 발명한 것이 플라스틱 봉으로 만든 족자였는데, 직접 만들어 판매까지 했는데, 보기 좋게 쫄딱 망했어요"라며 발명가의 길을 걷게 된 동기와 첫 사업의 실패를 말하며 겸연쩍게 웃었다.
무학인 박 대표가 발명을 150여개나 하고 '남북관광총람'등 12권의 저서와 지도 27종을 출간했으며, 63세인 지금도 발명과 연구를 하고 있다. 1년에 5개씩 특허를 낸 셈이다.
최근 박 대표가 최초로 발견해 산업화에 성공한 SJP 효모균도 의학계와 미생물 관련 학계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 효모균에 주목하는 이유는 강산성과 고온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해 사람과 가축의 장내에 서식하는 유해균의 활동을 억제하는 특이성 때문이다. 일반 효모균은 강산성과 50℃ 이상에서는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SJP 효모균을 배양한 건강식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곧 약품으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한다.
박 대표는 "내가 만약 대학교수였다면 연구한 것을 과학지에도 발표하고, 세계적으로도 이름이 나고, 정부에서도 지원을 해주었을 것"이라며 개인 발명가의 한계를 호소했다. 발명 자체는 학력과 무관하지만 발명 후 산업화 하는 데는 학력과 기득권의 장벽이 높다는 것을 지적한다.
박 대표와 같이 개인이 발명하고 산업화하기까지는 매우 어렵다. 한해에 발명특허 만해도 수십만 건이 출원되지만 산업화는 불과 3%미만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발명하고 연구한 것을 제품화하기까지 막대한 자금과 인력이 투입된다. 정부가 한 해 20조원이나 되는 발명특허기술개발장려 예산이 대학이나 연구기관으로 지원될 뿐 나 같은 개인발명가에게는 그림의 떡이다"며 정부의 특허장려 정책의 비효율성을 꼬집었다. 이어서 "발명만 해놓고 없어지는 게 허다하다. 없어지는 발명특허 중에는 국가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것들도 많을 것이다"며 대부분의 발명특허가 산업화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박 대표는 자신이 발명한 것을 사용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발명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죽을 때까지 발명과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모니아 가스와 황화수소 등을 없애는 능력이 탁월해 악취제거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SJP 효모균은 2005년 5월에 흙속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인 효모균 24종을 발견하고 분리 배양에 성공한 것이다. 'SJP'는 박 대표의 영문 첫 글자를 딴것이다.
SJP 효모균을 발견하게 된 동기에 대해 "환경미화원들이 몸에 밴 심한 악취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큰 고통을 받고 있어요. 어떤 미화원이'전철도 못타고 식당도 가기 힘들다. 계모임도 못나간다'며 하소연을 해 악취를 없애는 미생물을 찾기 시작한 것이 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