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씨가 거대한 평원을 사르리라!"

[데일리차이나] 중국공산당 창당 88주년에 부쳐

등록 2009.07.23 16:11수정 2009.07.2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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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같은 작은 불씨가 거대한 평원을 사르리라(星星之火,可以燎原)'는 마오쩌둥(毛澤東)의 이 말은 1921년 중국공산당의 미약한 창당에서부터 1949년 창대한 건국에 이르는 드라마틱한 중국공산당의 궤적을 잘 대변해준다.

1917년 러시아 볼셰비키혁명과  코민테른의 지원으로 리다자오(李大釗), 천두슈(陳獨秀) 등이 마르크스사상을 소개하고 공산당 소조를 만들어 1920년 8월 상하이에서 8명이 중국공산당을 창당했다는 주장도 있으나 중국정부는 마오쩌둥이 참석했던 1921년 7월 23일을 창당일로 지정하고 있다.

1938년 5월 마오쩌둥은 역사적 자료가 없던 옌안(延安)시절 정확한 창당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지구전을 논함(論持久戰)> 이라는 글에서 7월 1일을 창당기념일로 기록했다. 이것이 시발점이 되어 지금도 7월 1일을 중국공산당 창당기념일로 지내고 있다. 그러니까 중국공산당의 창당일은 7월 23일이고 창당기념일은 7월 1일이 되는 셈이다.

5년마다 중국의 발전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전국대표대회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7천4백만여 명의 중국공산당원 중 전국 2,270명의 대표가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 모여 성대하게 회의를 연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약 100개 국가에 127개 정당이 공산당이란 간판을 내걸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그것도 13억 이상의 인구를 통치하는 가장 강력한 공산당은 물론 중국 공산당이다. 그렇다면 중국공산당의 시작, 창당을 겸한 제1차 전국대표대회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1921년 7월 23일 저녁 8시,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지 왕즈(望志)로 389호, 리한쥔(李漢俊)의 형 리슈청(李書城)의 집에서 전국 57명의 공산당원을 대표한 13명이 비밀리에 모인 것이 그 시작이다.
중국공산당 창당멤버 사진의 12명과 천두슈 대신 참석한 바오훼이썽(包惠僧)과 코민테른 특사 마링과 니콜라예프가 중국공산당 창당의 역사적인 자리를 함께 했다.
중국공산당 창당멤버사진의 12명과 천두슈 대신 참석한 바오훼이썽(包惠僧)과 코민테른 특사 마링과 니콜라예프가 중국공산당 창당의 역사적인 자리를 함께 했다.김대오

중국공산당 창당대회 겸 제1차 전국대표대회에 참가한 사람은 마오쩌둥(毛澤東), 동삐우(董必武), 천탄치우(陳潭秋), 허수헝(何叔衡), 왕진메이(王燼美), 덩언밍(鄧恩銘), 리한쥔(李漢俊), 리다(李達), 리우런징(劉仁靜), 장궈타오(張國燾), 천궁뽀(陳公博), 저우포하이(周佛海) 그리고 천두슈 대신 참석한 바오훼이썽(包惠僧)과 코민테른 특사 마링과 니콜라예프였다.

천두슈가 진행을 맡기로 했으나 그의 불참으로 장궈타오가 사회를 보고 마링이 코민테른과 중국공산당의 임무를 설명하고 당시 27살이던 마오쩌둥은 어리다는 이유로 저우포하이와 함께 회의록을 작성했다.


제1차 전국대표대회는 창당을 선언하고 참석하지 않았지만 천두슈를 총서기로 선출하고 당의 공작계획을 세웠으며 7월 27일부터 29일까지 당의 강령을 제정하였다. 그런데 7월 30일 회의 장소 인근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여 검문이 시작되자 급히 회의장소를 옮겨야 했고 리다의 부인 소개로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의 난후(南湖) 선상에서 7월 31일 강령을 확정하고 폐막하게 된다.

막연한 열정을 지닌 채 13명의 중국공산당원들은 그들 앞에 엄청난 역사가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그저 그 파란만장한 여정에 첫발을 내딛고 있었다. 대륙을 불사를 작은 불씨가 이렇게 비가 내리는 호수가의 선상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중국공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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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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