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이틀째인 지난 2008년 6월 6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세종로 사거리에 모여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광장' 자체의 인문학적 의미도 없는 '보여주기' 행정"이라며 "조성 단계부터 광장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표적 일례로 이순신동상 주변에 설치될 바닥분수를 지목했다.
황 소장은 "광장 자체는 대화, 상생, 평화, 교류 등의 의미가 있는데 우리는 그 광장에 전투 장면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만들었다"며 "광장을 찾는 국민에게 '싸워 이기는 공간'의 역사성을 되새기고 싶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황 소장은 또 "문화연대 등이 지난 2002년부터 광화문광장 조성 필요성을 주장했는데 서울시가 이런 발상을 이용하면서 자문 등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에게만 구했다"며 "청계천 복원 때와 똑같다"고 주장했다.
문화연대 공동대표인 강내희 중앙대 교수도 서울시의 '광장운영시민위원회' 설치안과 관련해 "위원으로 위촉될 사람들이 '시민'이라고는 하나, 시의회 상임위원, 공무원 등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이들로 구성될 것"이라며 "광장 조성 때도 현대사에 대한 인식이 없이, 공간전문가들에게만 아이디어를 받아 진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특히 "광화문-세종로는 전근대 역사와 민주주의 투쟁 등의 역사적 공간"이라며 "일제강점기, 독재정권 등 정상적인 근대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우리나라도 프랑스의 파리나 미국 워싱턴과 같이 근대의 공간으로 광장을 가지는 의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4.19 혁명, 여중생 장갑차 사망사건, 촛불집회 등 광화문 거리는 현대사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표출되는 공간이었다"며 "이러한 공간에서 시민의 자유로운 의사소통, 집회나 시위가 없다면 말이 되지 않을 뿐더러 전근대의 인물인 세종대왕, 이순신장군의 동상이 들어서는 것도 시대적으로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이어, "히틀러가 공간을 조성할 때도 군대사열용이라든가 국민을 동원하기 위한 권력 과시 형태로 만들 듯, 공간은 정권의 성격에 따라 변용될 수 있다"며 "결국 광화문광장 등의 광장의 민주적 의미는 결국 시민의 힘으로 회복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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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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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 1일 개방... 시민단체 "광장 아닌 조경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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