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예탑승에 공포 잔뜩!

한계령부터 흘림골까지..'곡예탑승' 공포가 더위를 물리치다.

등록 2009.08.05 09:44수정 2009.08.0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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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920m 한계령 정상 저온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영동지방, 영동지방으로 접근 전, 시원하고 흐린 한계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발 920m 한계령 정상저온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영동지방, 영동지방으로 접근 전, 시원하고 흐린 한계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조재환

일본에 다녀온 이후로, 휴가가 없을 줄 알았다. 조금만 있으면 군대에도 들어가는 터라, 군대갈 준비했다. 하지만 휴가의 기회가 또 찾아왔다. 이번에는 강원도 고성이다. 강원도 고성은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 통일전망대가 위치한 곳이다. 설악산과 해수욕장들도 위치해 휴가에 적당한 곳이다.

이번 강원도 휴가는 편리하게 다닐 수 있었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평소보다 빠르게 강원도로 접근하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홍천IC에서 빠져나와 한계령 방향으로 접근했다.


최근 영동지방은 저온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거의 30도에 육박하는 수도권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낮기온이 24도 정도에만 머무를 정도. 거의 가을날씨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휴가 첫날인 2일에는 그 모습을 증명하는듯, 한계령 정상에는 흐린 구름과 차가운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차가운 공기 최고! 한계령 휴게소 앞 모습, 가장 왼쪽의 손은 우리 엄마의 손이다. 한계령의 공기에 감탄 한듯,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 엄마의 손!
차가운 공기 최고!한계령 휴게소 앞 모습, 가장 왼쪽의 손은 우리 엄마의 손이다. 한계령의 공기에 감탄 한듯,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 엄마의 손!조재환

당시 한계령 휴게소 앞 도로는 약간 정체됐다. 그러나 이 정체는 우리에게 도움이 됐다. 항상 더위에 시달렸던 가족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기폭제가 됐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중 맨 앞자리에 탑승한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환호를 보냈다. 그리고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어 구름의 기운을 느꼈다.

우리 외에 다른 차들도 서행을 하면서 하늘을 느꼈다. 마치 천국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운전자의 얼굴도 미소가 가득찼다.

하지만, 너무 과하게 느끼려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한계령의 바람을 느끼는 동시에 공포감에 휩싸여야 했다. 바로 앞에 달리던 흰색 세피아 자동차에 탑승한 한 젋은 여성의 위험 행동 때문이다.

떨어지면 어쩌려고.. 한계령 주변 도로, 세피아 속의 한 여성이 한계령의 바람을 너무 과하게 느끼고 있다.
떨어지면 어쩌려고..한계령 주변 도로, 세피아 속의 한 여성이 한계령의 바람을 너무 과하게 느끼고 있다.조재환

이 여성은 남자들도 쉽게 할 수 없는 과도한 행동을 보였다. 우리 가족은 술렁거리면서 저 사람 왜 저러나 했다. 한계령의 차가운 공기를 느낀 후 생긴 공포다. 저 상태로 떨어지면 큰일이 나기 때문이다. 순간 더위도 잊혀졌다.


우리 앞에 달리던 세피아는 한계령에서 시속 40km정도로 달렸다. 웬만한 바람의 세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 이 여성은 자신의 몸이 하늘과 동화된 듯했다.

안녕! 앞 차에 친인척이 탄듯 즐거워 하고 있는 세피아 속 여성
안녕!앞 차에 친인척이 탄듯 즐거워 하고 있는 세피아 속 여성조재환



아 이제 들어가야 하나? 시속이 빨라지자, 들어가려고 하는 여성, 그러나 그녀는 이 상태로 20여분간을 바람과 함께 느꼈다.
아 이제 들어가야 하나?시속이 빨라지자, 들어가려고 하는 여성, 그러나 그녀는 이 상태로 20여분간을 바람과 함께 느꼈다.조재환

그녀의 돌발행동은 거의 '곡예탑승'이나 다름없다. 특히 한계령부터 설악산 흘림골 부근까지는 커브가 많다. 이 여성이 잘못하다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여성의 끈기는 대단했다. 자칫 넘어지는 순간도 발견돼 뒤에 따라가던 우리 가족은 또다른 공포에 휩쓸렸다. 또다른 가해자가 될까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흘림골이 지나 정체가 풀린 후, 이 여성은 안전하게 창문을 닫았다. 하마터면 대형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너무 젋음을 느끼려다가 큰 화를 다칠 뻔했다.

한계령부터 흘림골은 특히 안개가 많다. 흘림골이라는 명칭 자체가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 언제나 안개가 끼고 날씨가 흐린 것 같아 지어진 이름'이라는 뜻. 그만큼 여름에 이 주변을 지나면 시원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조심하자. 해발 900m의 한계령에서 큰 사고를 당하면 곤란해진다.

항상 안개가 자욱한 흘림골 주변 설악산 흘림골
항상 안개가 자욱한 흘림골 주변설악산 흘림골조재환

덧붙이는 글 | '2009 이 여름을 시원하게 응모'


덧붙이는 글 '2009 이 여름을 시원하게 응모'
#한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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