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경상남도 문화재전문위원들.
하병주
이어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쇠부리터 추정' 지역과 '마을 앞 산성터' 확인에 들어갔다.
먼저 고온에 녹아내린 흔적이 역력한 돌덩이들이 널려 있는 현장을 확인한 문화재위원들은 쇠부리터라는 주장에는 의심을 품었다. 쇠를 녹일 만큼의 고온이 가해진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나오는 슬래그(쇠똥)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 게 이상하다는 것이다.
또 주변 토질이 철을 많이 함유하지 않은 퇴적토라는 점도 쇠부리터라고 추정하기에 부족함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쇠부리터가 아니라면 무얼까'라는 물음에는 명쾌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물음표를 남겨 뒀다.
반면 마을 앞 산성터에는 깊은 관심을 보였다. 즉석에서 삼국시대 기와편들을 발견해 그 역사성을 짐작할 수 있는 데다, 비록 성벽이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성 밖으로 가파른 절벽이 유지되고, 무너져 내린 석축이 널려 있는 등 옛 성의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