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순례대열 맨 앞에서 양홍찬 위원장이 깃발을 들고 걷고 있다.
장태욱
예정대로 오전 8시가 되자 주민들은 쏟아지는 비를 가리기 위해 우비를 착용하고 손에는 깃발을 들고 빗길을 걷기 시작했다. 마을 청년들이 앞장서서 교통의 흐름을 정리하고, 김규남씨가 트럭을 몰며 주민들의 길을 안내했다. 양홍찬 위원장이 '생명평화마을'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순례대열의 맨 앞에 섰다. 그리고 윤호경 사무국장이 양 위원장의 뒤에서 주민들의 행진을 지휘하고 있다.
양홍찬 위원장이 들고 있는 깃발에 검은 페인트로 글씨를 지운 자국이 남아 있다. 원래 '생명평화 강정마을'이라 적힌 깃발이었는데, 불법 소환운동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강정'이란 부분을 가리라는 선관위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첫날 주민들은 강정마을을 출발하여 서귀포시 시내를 지나 남원리 남원성당에 이르는 20여 킬로미터의 구간을 걷게 된다. 천주교계의 도움으로 숙박은 매일 밤 숙박은 성당 신세를 지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날짜별 도보순례 구간은 성당을 기준으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