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연구소 측에 따르면 작곡가 김동진은 "1939년 일제가 세운 만주국의 신경음악단(교향악단)에 입단해 제1 바이올린 연주자 겸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만주국 공식 행사 등에 참여하고 '만주국 건국 10주년곡' 등 만주국을 찬양하는 곡을 직접 작곡 · 연주했으며, 군국주의 확산을 주장하는 친일단체인 만주협화회 행사에 참여해 연주 활동을 했다.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만주국 문부대신상을 수상하는 등의 친일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만주국 문부대신상 수상과 관련한 내용은 "김동진이 직접 쓴 수상집에도 나온다"는 것이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연구실장은 "친일을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다 없애자고 할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제에서 독립한 의미를 되새기는 광복절 기념식에서 친일파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8 · 15의 의미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경축식 행사를 총괄한 행정안전부 이재풍 의정담당관도 기자의 취재 내용을 확인한 후 전화를 걸어와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예전부터 국경일 행사에 가끔씩 사용 했던 곡이라 (김동진의 친일파 여부를) 잘 몰랐다"는 것이다. 실제 행안부 의정팀이 작성한 '제62주년 광복절 경축식 세부시행계획'이란 문서를 보면 2007년 8월 15일에 열린 광복절 경축식 행사 중 독립유공자 포상식을 진행할 때 가곡 '내마음'을 연주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담당관은 그러면서 "곡이 좋아서 실무자 선에서 별 생각 없이 하던 것인데 확인을 못해 유감이다. 시기적으로 그렇게 돼 버렸는데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내마음' '목련화' '가고파' 등을 작곡한 김동진은 만주에서 친일 활동을 한 후 광복과 더불어 귀국해 3·1 문화상을 비롯한 수상과 국민훈장 등의 훈장을 받았고, 지난 달 31일 노환으로 9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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