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유성호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오후질의에서 5억원 무기명 채권과 관련해 '이분(장인)이 그런 재력이 있느냐'는 질의를 받고 "그렇다"며 "(장인이) 공군장성으로 파일럿 생활을 하다 제대한 뒤 사업을 했다. 공군 파일럿들은 받는 월급이 다른 쪽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자식들에게도) 상식으로는 똑같이 증여했느냐'는 물음에도 "골고루 줬다"고 답했다.
조순형 의원이 거듭 "무기명 채권은 출처조사도 않고 증여·상속세도 부과하지 않아 지하자금 양성하려고 하는 것으로 떳떳하지 못한 자금"이라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근거가 다 있는 자료이고 지하자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장인에게 듣기로는 (구입) 당시 IMF 때 국가 채권은 증여세 문제를 (안 낸다) 한다 하더라도 잘 구입 안 된 상황에서 참전용사들이 돈 있으면 사주자고 해서 구입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장인의 재산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집사람을 만나기 전의 일을 제 인사청문회에서 얘기하고 어떻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좀 싫었다"고 밝혔다.
중수부 폐지엔 부정적... "조직보다 운영을 개선해야" 김 후보자는 정치권 일각에서 검찰 개혁의 하나로 요구하고 있는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노철래 친박연대 의원의 관련 질의에 "중수부는 부패 사건 수사의 총사령탑으로 그 기능은 국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존치 의견을 밝혔다. 이어 "세계 어느 나라나 그런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 있다"며 "조직 변경보다 운영을 바꿔봤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해서도 "기소 전 수사내용이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는 게 제 확고한 신념"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미국의 카젠바흐-미첼 가이드라인을 들어 수사기관의 사전 정보 누설과 관련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을 묻는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또 김 후보자는 "다만 절차적 브리핑은 있을 수 있으나 대면 브리핑 없이 서면 브리핑으로 끝나면 좋을 것 같다"며 "취재경쟁 때문에 너무 많은 문의가 오니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는 것 같다. 취임하면 대책을 마련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전고검장 시절인 지난 4월~5월에 걸쳐 '2009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선발대회'의 심사위원장을 맡아 평일에 예심과 본선 심사를 해 논란이 인 것과 관련, "적절하지 않았다, 사려 깊지 못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또 "(총장 후보자가 되리라고 생각했다면) 미스코리아 심사는 안 갔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도 수사 할만큼 했다"... '기획통' 평가에 적극 반박 한편, 김 후보자는 자신을 두고 '수사통'이 아닌 '기획통'으로 평가하는 데 대해서는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사건들을 읊으며 '자기 변론'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자는 "제가 자랑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수원지검 특수부장 때 병원 예산 관련, 복지부 국장과 예산을 준 재경부 국장을 구속해 그 사건이 모 주요일간지에 1면 톱으로 났다. 그때까지 검사 중에 신문 1면 톱을 (장식)한 게 네 번째"라고 소개했다.
또한 김 후보자는 "제천지청장 때는 종유석 절취사건을 (수사)했는데 그 사건 주범이 동굴을 운영하는 사람이었다. (이 사건으로) 모 신문 사회면에 이틀 동안 톱을 했다"며 "저도 수사를 할 만큼 했다"고 주장했다.
[2신 : 17일 낮 12시 30분] 김준규 "윤금이 살해사건 기소, 자랑스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