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또 감싸기 "위장전입-다운계약서는 관행"

[인사청문회] 민주당 "면죄부 주는 자리냐"... 김 후보자 "윤금이 사건 기소, 자랑스럽게 생각"

등록 2009.08.17 12:35수정 2009.08.1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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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4번의 위장 전입 가운데 본인만 주소 안 옮겨"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위장전입과 청약통장 등 여러 의혹을 추궁했다. ⓒ 김윤상


[5신-최종 : 17일 밤 9시 30분]

"대검 중수부 직접수사 제한하겠다"

김준규 후보자가 대검 중수부 폐지와 관련해 "직접수사는 제한하도록 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보충질의에서 노철래 친박연대 의원과 이춘석 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중수부 기능은 필요하다지만 직접수사보다는 우선 특수수사의 전문성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예비군'을 예로 들면서 "중수부 요원이 지정돼 각 지검 특수부나 지검에 배치돼 있다가 전국적인 사건이나 총장이 직접 지휘해야 할 사건이 발생하면 소집해서 운영하고 직접수사는 제한적으로 운영해볼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대검 중수부에는 필수 요원만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지검으로 배치하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다면 (중수부) 권한 자체를 다 (지검 특수부에) 이관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능하면 지검 특수부를 많이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유선호 법사위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마치면서 김 후보자에게 "과거에도 대검 중수부가 지원기능으로 축소됐다가 결국은 부활하고 복귀된 전례도 있다"며 "제도적으로 (변화가) 담보되지 않을 때 근본 개혁이 가능하겠나 하는 의문이 든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용산 참사' 수사 기록 공개 여부를 묻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에 부합되는 증거는 내줘야 하고 피고인의 방어권과 관련해 중요한 사안이면 내주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혐의 수사와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솔직히 제가 잘 모르는 사건"이라며 "취임하게 되면 바로 첫날 보고받겠다"고 답변했다.

[4신 : 17일 저녁 7시]

여당 "위장전입-다운계약서는 관행", 또 감싸기

오후 4시에 시작된 참고인 심문에서 여당측 참고인들은 김준규 후보자 편을 들었고, 반대로 야당측 참고인들은 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등 태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은 참고인을 통해 김 후보자가 검찰총장 적임자임을 증명하려 애썼다. 여당측 참고인으로 나선 한보환 변호사와 최윤희(건국대 법무전문대학원) 교수는 김 후보자와 함께 근무한 경험을 내세워 "합리적이고 융통성 있는 검사"라고 추켜세웠다.

한 변호사는 "김 후보자는 창의력, 추진력, 성실함을 갖춘 전도유망한 검사였다"고 평가했고, 최 교수는 "김 후보자를 국제법무과장으로 모셨는데 재외동포 출입국법, 벤처기업법 등 넓은 안목으로 업무를 추진했다"며 "검찰총장으로서 적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인사청문회가 고해성사하고 면죄부 주는 자리냐"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유성호
반면 야당측 참고인으로 나선 서보학(경희대 법무전문대학원) 교수와 민경한 변호사는 검찰개혁 의지 부족, 수사실무 경험 부족, 위장전입 등 도덕성 부족 등을 지적하며 김 후보자를 "부적격자"로 평가했다.

서 교수는 "김 후보자가 구체적인 검찰개혁 비전을 내놔야 하는데, 수사관행만 조금 바꾸면 큰 문제 없다고 말한 점이 실망스러웠다"며 "국민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 변호사도 "만약 김 후보자가 소시민이나 하위직 공무원이라면 위장전입도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사정기관 총수로서는 중대한 결격사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위장전입으로 총리 후보자나 장관들도 사퇴했는데, 검찰총장은 그들보다 훨씬 도덕성이나 준법의식이 높아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을 높고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과 민주당 박영선 의원 간에 가벼운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 의원이 한 변호사와 대화를 통해 "다운계약서나 위장전입도 그 당시엔 관행이었다"는 취지로 김 후보자를 옹호하자, 박 의원은 "주민등록법상 30일 이상 거주지를 옮길 경우 분명 신고하도록 돼 있다"며 "관례가 그렇다고 봐줘야 한다는 게 인사청문회에서 적절한 얘기냐"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또 "이명박 정부가 무슨 위장전입 클럽도 아니고, 인사청문회가 고해성사를 통한 면죄부를 주는 자리여서는 안 된다"고 여당의 감싸기를 거듭 비난했다.

[3신 : 17일 오후 5시]

장인에게서 받은 5억원 무기명 채권 출처 관련 "그럴 재력 있는 분"

김준규 후보자는 지난 1998년 장인으로부터 증여받은 5억원짜리 무기명 채권의 출처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장인은 그럴 재력이 있는 분"이라고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이 제출을 요구했으나 내지 않아 도마에 오른 장인의 재산 관련 서류는 비공개로 의원들에게 공개하겠다고 했다.

"장인 5억원 무기명 채권, 지하자금 아니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유성호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오후질의에서 5억원 무기명 채권과 관련해 '이분(장인)이 그런 재력이 있느냐'는 질의를 받고 "그렇다"며 "(장인이) 공군장성으로 파일럿 생활을 하다 제대한 뒤 사업을 했다. 공군 파일럿들은 받는 월급이 다른 쪽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자식들에게도) 상식으로는 똑같이 증여했느냐'는 물음에도 "골고루 줬다"고 답했다.

조순형 의원이 거듭 "무기명 채권은 출처조사도 않고 증여·상속세도 부과하지 않아 지하자금 양성하려고 하는 것으로 떳떳하지 못한 자금"이라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근거가 다 있는 자료이고 지하자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장인에게 듣기로는 (구입) 당시 IMF 때 국가 채권은 증여세 문제를 (안 낸다) 한다 하더라도 잘 구입 안 된 상황에서 참전용사들이 돈 있으면 사주자고 해서 구입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장인의 재산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집사람을 만나기 전의 일을 제 인사청문회에서 얘기하고 어떻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좀 싫었다"고 밝혔다.

중수부 폐지엔 부정적... "조직보다 운영을 개선해야"

김 후보자는 정치권 일각에서 검찰 개혁의 하나로 요구하고 있는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노철래 친박연대 의원의 관련 질의에 "중수부는 부패 사건 수사의 총사령탑으로 그 기능은 국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존치 의견을 밝혔다. 이어 "세계 어느 나라나 그런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 있다"며 "조직 변경보다 운영을 바꿔봤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해서도 "기소 전 수사내용이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는 게 제 확고한 신념"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미국의 카젠바흐-미첼 가이드라인을 들어 수사기관의 사전 정보 누설과 관련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을 묻는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또 김 후보자는 "다만 절차적 브리핑은 있을 수 있으나 대면 브리핑 없이 서면 브리핑으로 끝나면 좋을 것 같다"며 "취재경쟁 때문에 너무 많은 문의가 오니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는 것 같다. 취임하면 대책을 마련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전고검장 시절인 지난 4월~5월에 걸쳐 '2009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선발대회'의 심사위원장을 맡아 평일에 예심과 본선 심사를 해 논란이 인 것과 관련, "적절하지 않았다, 사려 깊지 못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또 "(총장 후보자가 되리라고 생각했다면) 미스코리아 심사는 안 갔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도 수사 할만큼 했다"... '기획통' 평가에 적극 반박

한편, 김 후보자는 자신을 두고 '수사통'이 아닌 '기획통'으로 평가하는 데 대해서는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사건들을 읊으며 '자기 변론'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자는 "제가 자랑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수원지검 특수부장 때 병원 예산 관련, 복지부 국장과 예산을 준 재경부 국장을 구속해 그 사건이 모 주요일간지에 1면 톱으로 났다. 그때까지 검사 중에 신문 1면 톱을 (장식)한 게 네 번째"라고 소개했다.

또한 김 후보자는 "제천지청장 때는 종유석 절취사건을 (수사)했는데 그 사건 주범이 동굴을 운영하는 사람이었다. (이 사건으로) 모 신문 사회면에 이틀 동안 톱을 했다"며 "저도 수사를 할 만큼 했다"고 주장했다.

[2신 : 17일 낮 12시 30분]

김준규 "윤금이 살해사건 기소,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유성호

17일 김준규 후보자는 지난 1992년 주한미군에 의해 일어난 '고 윤금이씨 살해 사건' 기소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주한미군의 윤금이씨 살해 사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소파(SOFA, 한미 주둔군지위협정) 규정에 의거 범죄인 인도요청도 하지 않았고 불구속 기소했다"며 "결국 대법원은 15년 판결을 내렸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윤금이 사건은 미군이 부인하는 과정에서 내가 유죄 판결 받아냈고, 15년 확정판결을 받아 집행했다"며 "다만 SOFA 규정 때문에 저희가 신병을 인도 받느냐, 미군 헌병대에 넘기느냐가 문제였다"고 말했다.

윤금이씨 사건은 당시 주한미군 2사단 이등병이던 케네스 마클이 동두천 주한미군클럽 여종업원 윤씨를 콜라병 등으로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을 말한다. 마클 이병의 잔혹하고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알려지면서 주한미군에 대한 비난여론이 대단히 높아진 바 있다. 주한미군으로부터 범죄인 신병인도조차 받지 못한 한국 정부와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도 높았다.

하지만 당시 서울지검 형사부 소속 주임검사로 마클 이병을 기소한 김 후보자는 불리한 소파에도 불구하고 범인을 처벌했다는 점을 들어 공직 생활 중 '가장 자랑스러운 사건'으로 꼽았다.

"MB정부서는 위장전입이 필수코스?"... "송구하고 죄송하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위장전입과 청약통장 관련 의혹에 대해 추궁하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위장전입과 청약통장 관련 의혹에 대해 추궁하고 있다.유성호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에서는 예상대로 김 후보자의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으로 인한 세금 탈루 의혹, 미스코리아 심사위원 참여 등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윤금이 사건 처리 문제를 따진 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도 5번 위장전입했고, 김 후보자도 계속 위장전입을 했는데, 이 정부에서는 위장전입이 '필수코스'냐"고 몰아붙였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4번의 위장전입 가운데 김 후보자의 배우자는 모두 주소를 (정확히) 옮겼는데 본인만 옮기지 않았다"며 "이는 청약통장(으로 아파트분양을 받기 위한 편법) 때문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그 부분은 송구하고 죄송스럽다"며 거듭 머리를 숙였다.

박 의원은 또 "서빙고동 신동아 아파트를 살 때, 대방동 대림아파트를 팔 때 모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고했다"며 "이는 분명한 탈세로 위법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지난해 9월에는 통영에서 요트를 타면서 해경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수상레저안전법을 위반했고, 출가한 장녀의 카드사용까지 소득공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대방동 대림아파트로 옮길 때는 (전세를 살다가 옮긴 때라)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도 아니었고, 신고의무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대방동 대림아파트를 팔 때도 "10년 전에는 시가로 계약서를 체결하는게 관행이었지만, 양도소득세 때문에 고민하다가 부동산업자가 시가와 매도가 사이에서 계약서를 쓰자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코리아 심사위원장 비판 아냐"... "사려깊지 못한 행동"

수상안전레저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당시 신고를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줬지만 누락된 것 같다"고 해명했고, 장녀 카드 소득공제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이 미스코리아 심사위원 참여에 대해 "여성단체의 외모지상주의 조장, 성상품화 비판이 있는 것을 아느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었고, 처신을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요트, 승마, 충남대 예술대학원 등록 등 '귀족검사' 논란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해명했다.

공권력 확립과 관련해서는 공안부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이 "범민련 등 이적단체가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데 그대로 둘 것이냐"고 묻자 그는 "수사를 위한 공안분야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1신: 17일 낮 12시 25분]

"위장전입으로 한해 1500여 명 입건되는데..."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주민등록법 위반과 관련해 추궁하고 있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주민등록법 위반과 관련해 추궁하고 있다.유성호

17일 오전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안건으로 한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의원회가 열렸다. 지난번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천 후보자가 낙마한 경험 때문인지 이날 청문회장은 초반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김 후보자는 초반부터 국회의 '미스터 쓴소리' 앞에서 진땀을 흘렸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주민등록법 위반과 관련해 이 혐의의 연간 처벌 통계까지 들이대며 '자격 부족'을 꼬집었다.

반면, 법조계 출신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어떻든 잘못을 시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김 후보자에게 해명과 유감을 표명할 기회를 주는 데 질의 시간을 쏟아부었다.

조순형 의원 "법 집행하는 검사가 위장전입... 국민 처벌할 자격 있나"

조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법을 집행하는 검사 신분으로서 위장전입이라는 행위가 주민등록법 37조 위반으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범법행위임을 알고 있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조 의원은 "검찰이 한해에 국민 몇 명을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기소 처리하는지 아느냐"며 처벌 현황을 근거로 다시 따져 물었다. 조 의원이 제시한 대검찰청 범죄통계에 의하면, 가장 최근 자료인 2007년에 1504명이 입건돼 733명이 기소 처리됐다.

조 의원은 나아가 김 후보자가 고검장으로 있었던 대검지검의 경우까지 예로 들었다. 조 의원은 "후보자가 대전지검장으로 재직했던 2007년 대전지검에서는 58명을 입건해 14명을 기소처리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지검장 자신은 4번이나 위장전입 했는데도 국민은 이렇게 입건, 처벌해도 괜찮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자는 초반엔 "주민등록법(위반)에 대해서는 계속 사과를 드렸다", "사려깊지 못한 행동에 대해 계속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해명했으나, 조 의원의 계속된 추궁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조 의원이 구체적인 처벌 현황까지 들이댈 때에는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곤혹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유성호

"청와대 인사검증팀 도덕적 불감증... 대통령이 위장전입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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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전입, 검찰에서 흔히 얘기하는 '죄질'이 좋지 않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17일 오전 인사청문회에서 김준규 후보자의 주민등록법 위반과 관련해 이 혐의의 연간 처벌 통계까지 거론하며 김 후보자의 '자격 부족'을 꼬집었다. ⓒ 김윤상


조 의원은 김 후보자의 '죄질'까지 거론하며 점점 더 궁지로 몰아갔다. 조 의원은 "후보자는 (자녀를) 단지 강남의 좋은 학구의 학교를 보내겠다는 것을 넘어서서 배우자가 재직했던 학교에 보내겠다는 의도로 위장전입을 했다"며 "흔히 검찰에서 얘기하는 '죄질'이 좋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검사들이 임관할 때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가 돼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선서하는데 후보자는 스스로에게 더 관대하고 느슨한 검사였다"고 일갈했다.

조 의원은 현 정부의 '위장전입 불감증'도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위장전입 전력을 거론하며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무슨 위장전입은 사소한 실수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며 "청와대의 인사검증팀의 도덕적 불감증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 의원은 "이 대통령 자신이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자녀들의 진학을 위해 5번의 위장전입을 했다고 고백했으니 김 후보자가 4번 위장전입을 했다한들 그걸 문제 삼겠느냐"며 "그러나 위장전입은 (총장으로서) 중대한 결격 사유"라고 주장했다.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요트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미리 준비해온 요트 사진을 들어보이며 해명을 하고 있다.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요트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미리 준비해온 요트 사진을 들어보이며 해명을 하고 있다.유성호

유성호

한나라당, 질의 시간 대부분 '해명' 기회로 때워

반면, 한나라당은 김 후보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자성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위장전입 사실을 미리 밝혔으니 덮고 넘어가자는 분위기다.

판사 출신의 이주영 의원은 "후보자의 위장전입, 연말정산 과정에서 부당한 공제, 부동산 거래과정의 탈세 의혹 등에 대해 이미 청문회 전 해명자료를 냏고 잘못도 대부분 인정하지 않느냐", "어쨌든 다 잘못을 시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질의를 통해 김 후보자에게 재차 유감 표명의 기회를 줬다.

검사 출신의 박민식 의원도 "위장전입이 십수년 전의 일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입장에서는 공소시효가 없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며 "여기에 대해서는 유구무언이다 이렇게 정리해도 되겠느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가 요트 등 사치스런 취미를 즐긴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일반 국민들은 요트하면 우리가 외국 영화에서 유명한 배우들이 폼 잡고 타는 요트라고 생각하는데 본인이 탄 요트가 어떤 것이냐"며 해명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미리 준비해온 사진을 제시하며 "부산 (고검장) 근무 시절 배웠다"며 "훈련받을 때 5번 세일링 요트를 같이 탄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 박민식 의원 "인사청문회가 수사냐"

그러자 박 의원은 "요트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이용해 후보자가 호화 크루즈 요트를 타는 것처럼 부각시키려는 의도는 대단히 잘못됐다"며 "후보자가 탄 요트는 (제가) 조사해보니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 요트나 똑같은, 비슷한 요트"라고 두둔했다.

박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언제부터인지 인사청문회가 '흠 찾기' 경쟁으로 일관해 수사 같은 형식이 되고 있다"며 "그러려면 뭐하려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인사청문회를 하느냐, 차라리 검사나 수사관을 불러서 시키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 #김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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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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